무국적자 될 뻔한 탈북자 자녀, 2년 소송 끝 韓 국적 되찾다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무국적자가 될 뻔했던 탈북자 자녀가 2년 넘는 소송 끝에 대한민국 국적을 되찾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재판장 조영호)는 북한이탈주민의 자녀 A씨가 낸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탈북여성 B씨는 1998년 탈북해 중국에서 숨어 지내던 중 조선족 동포 C씨와 결혼해 자녀 A씨를 낳았다. 그러나 B씨는 몇 년 후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송됐다.

이후 C씨는 다른 탈북여성 D씨와 재혼했고 D씨는 한국에 입국하면서 A씨를 함께 데려왔다.

D씨가 A씨를 친자녀로 신고하면서 학창 시절 대한민국 국적을 받고 살아왔으나 A씨는 D씨의 학대를 견디다 결국 대학교에 입학한 후 친생자관계 부존재 소송을 냈다.

문제는 A씨와 D씨의 친자 관계가 끊기면서 국적도 함께 사라진 것이다. A씨는 외국인 혹은 무국적자로 추방될 위기에 내몰렸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북한이탈주민 법률지원위원회는 A씨에 대해 소송구조 결정을 내려 무료 공익소송에 나섰다.

대리인단은 탈북여성의 자녀 A씨와 북송당한 탈북여성 B씨 사이에 친생자관계 존재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냈는데 1심은 각하 판결을 뒤집고 2심에서 승소했다.

변협은 "이번 소송은 중국에서 태어난 탈북자의 자녀가 한국에 살면서 북한에 있는 어머니를 상대로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을 구한 첫 판결로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탈주민과 그 자녀들이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인 법률적 지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