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기후변화만큼 위험…피폭 연구 0.03% 불과"
그린피스 "도쿄전력·IAEA 환경평가, 국제법 요구 반영안돼" 지적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인체 내부에서 피폭이 가능한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에 대한 연구가 사실상 전무해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 인간 등 생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사능 오염 분야 전문가인 티모시 무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생물학과 교수는 27일 논문 '방사성 수소(삼중수소) 노출의 생물학적 결과 포괄적 조사'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티모시 교수 연구는 지난 70년간 삼중수소와 관련한 연구 70만건을 분석했다. 이중 약 0.03%인 250건에만 삼중수소가 인체 등 생물학적 영향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이 내용 중 포유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전혀 없었다.
인체에 발생할 수 있는 암 등 질병과 연관된 연구는 실험용 쥐를 이용한 14건 연구가 전부였다. 이마저도 구 소련 당시 러시아가 원자력 발전이나 핵실험을 하면서 주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1970~1980년대의 구식 연구라는 게 티모시 교수 분석이다.
티모시 교수는 삼중수사가 체외에서 배출이 빠르고, 방사선량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짧아 생물과 인체에 무해하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삼중수소가 방출하는 '베타 방사선'이 체내 피폭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티모시 교수는 이 때문에 피부보다는 흡입이나 섭취 등으로 피폭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후쿠시마 원전 가까이 갈 경우보다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했을 때 어패류를 통해 인류가 섭취하게 될 삼중수소가 혈액을 통해 체내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면밀히 연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티모시 교수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기 전에 박테리아부터 인류까지 어떤 영향을 줄 지 현대적 과학기법을 통해 충분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 유엔과학위원회(UNSCEAR)도 유사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티모시 교수의 이런 연구 결과는 환경과학분야 상위 10% 저널인 '종합환경과학'에 출판 전 공개(프리 프린트)된 상태로, 학술지 차원의 면밀한 검증이 이뤄진 뒤 올해 상반기 중 게재될 전망이다.
티모시 교수는 체르노빌 등 방사능 오염지역에서 방사능 물질이 생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왔다. 현재도 체르노빌에 머물며 연구를 수행 중이다. 그는 앞서 한일간 WTO 수산물 분쟁과 관련해 한국 정부의 자문역을 맡은 바 있다.
티모시 교수 발표에 대해 숀 버니 그린피스 동아시아 원자력 수석 전문위원은 "앞서 일본정부와 (후쿠시마 원전을 관리·운영 중인) 도쿄전력은 삼중수소가 안전하다고 일본 국민에게 '프로파간다'(선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부터 원전과 방사능 물질에 대해 추적 연구한 숀 위원은 앞서 아베 전 일본총리를 향해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직접 마셔보라'고 지적해 유명세를 얻은 바 있다.
숀 위원은 "도쿄전력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진행한 방사선 환경 영향 평가는 국제해양법이 요구하는 구체적 사항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포괄적인 생물학적 영향 평가가 없이 (방류 오염수가) 해양 환경과 생물에 미치는 효과가 없을 거라고 말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를 결여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은 앞서 IAEA가 4월 초 발표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이 '충분히 현실적'이라는 중간보고서를 비판한 것이다. 당시 IAEA는 11개국 전문가 15명을 일본에 파견해 방류 계획 및 방사능 물질 모니터링 방법 등에 대해 살폈다.
숀 위원은 후쿠시마 오염수의 위험성을 기후변화에 따른 인류 생존과 비교하면서 "영향이 얼마큼 크고 광범위할지 확인이 필요하다. 방류 전에 후쿠시마 지역의 생물종에 대해 독립적으로 더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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