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즉결심판 절차에서 변호인의 조력권 보장해야"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스1

즉결심판 청구대상자에게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인정된다는 국가인권위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즉결심판 대상자가 변호인 조력권과 진술 거부권을 고지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경범죄 처벌법 시행규칙 관련 규정 서식에 포함할 것을 권고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즉결심판 청구대상자 조사 시에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침해되지 않도록 관련 경찰관에 대한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하라고 밝혔다.

진정인은 즉결심판을 위한 조사를 받으면서 담당 경찰관에게 변호사의 조력을 받은 후 자술서를 쓰겠다고 했으나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가 없다며 진정인의 요구를 거절하고 자술서를 쓰게 해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즉결심판은 경미한 범죄사건에 대해 정식 형사소송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즉결심판에 관한 절차법에 따라 경찰서장의 청구로 순회판사가 행하는 약식재판이다.

인권위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형사사건에서 가장 기본적인 피의자·피고인의 권리"라며 "즉결심판은 형사소송법에서 규정한 약식절차와 함께 특별형사소송절차의 일종이므로 즉결심판 청구대상자에게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호인 조력권, 진술 거부권에 대한 고지는 현행법상 사법경찰관의 의무로 규정되어 있지 않아 피진정인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며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경범죄 처벌법 시행규칙 별지 서식 제10호 즉결심판사범 적발보고와 제11호 즉결심판청구서의 개정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