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QS에도 만족 못한 우완 영건 “7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체력 키우고파”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4. 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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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6이닝 말고 7이닝, 8이닝, 9이닝까지 던질 수 있는 체력을 기르고 싶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던 2022년 에이스로 활약하며 대전고를 28년 만에 대통령배 우승으로 이끈 우완투수 송영진은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SSG랜더스의 지명을 받았다. 150km를 넘는 강속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지닌 그는 잠재력을 인정받아 비시즌 기간 진행된 1, 2차 스프링캠프에서 모두 1군 선수단과 함께 훈련했다.

송영진의 상승세는 시범경기에서도 계속됐다. 4차례(선발 2번) 마운드에 올라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50을 올렸다. 결국 그는 데뷔 시즌임에도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데뷔 첫 해임에도 올 시즌 인상 깊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SSG 송영진.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프로 첫 1군 등판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찾아왔다. 2일 홈 KIA 타이거즈전(5-9 SSG 패)에서 3.1이닝 만에 강판된 선발투수 커크 맥카티의 뒤를 이어 4회초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것. 송영진은 맥카티의 책임 주자 두 명에게 홈을 내줬지만, 더 이상 흔들리지 않고 1.2이닝을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후 8일 원정 한화 이글스전(SSG 7-5 승)에서도 불펜으로 투입돼 3이닝 무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가능성을 인정받은 송영진은 팀내 에이스 김광현의 부상 공백을 틈타 14일 홈 NC 다이노스전에서 데뷔 첫 선발 등판을 가졌다. 결과는 5이닝 무피안타 3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의 훌륭한 성적. SSG가 2-1로 이김에 따라 송영진은 데뷔 첫 승의 기쁨도 누리게 됐다.

이후 그는 20일 원정 KT위즈전(8-5 SSG 승)에서 3이닝 2피안타 6사사구 2탈삼진 3실점 2자책점으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곧바로 반등했다.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5-3 SSG 승)에 선발로 등판해 시즌 2승과 더불어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것.

사실 이날 경기는 송영진에게 결코 쉽지 않았다. 1회말에는 오스틴 딘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아 선제 실점했고 3회말에는 제구 난조로 볼넷과 폭투, 실책 등을 남발하며 적시타 없이 2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무너지지는 않았다. 곧바로 안정감을 찾은 그는 4회말부터 6회말까지 별다른 위기 없이 LG 타선을 봉쇄했다. 여기에 4회초 오태곤의 좌중월 솔로포, 5회초 길레르모 에레디아의 2타점 적시타, 오태곤의 1타점 우전 적시타, 박성한의 땅볼 타점까지 더해지며 송영진은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최종 성적은 6이닝 5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3실점 2자책점이었으며 투구 수는 85개,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다.

경기 후 만난 송영진은 “최근 LG 타자 선배들의 컨디션이 좋다보니 최대한 내 공을 던지려고 노력했다”며 “(포수) 김민식 선배의 리드도 좋았고 (오)태곤이 형도 찬스에서 쳐 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3회말 연달아 폭투를 범해 2점을 내준 상황에 대해서는 “주자가 나가다보니 최대한 막으려고 했는데,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다. 변화구가 조금만 뒤에서 긁혔다면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며 “경기 초반에도 힘을 빼고 던질 수 있게끔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아쉬웠던 점을 복기했다.

송영진이 이날 뿌린 공 85개 중 71개는 직구였다. 비중은 무려 83.5%. 그럼에도 그가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직구가 모두 다 다르게 간다. 내 직구가 끝이 좀 지저분해서 직구가 되기도 하고 변화구가 되기도 한다”며 “내 직구는 커터도 되고 싱커도 되고 투심도 된다. 그게 내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멍과 물집이 든 오른손 중지를 보여주며 “나는 직구를 던질 때 검지로는 채지 않고 중지에만 힘이 들어간다. 그래서 중지에만 물집이 잡히고 멍도 든다”고 설명했다.

송영진의 오른 중지에는 멍이 들어 있었다. 사진(잠실 서울)=이한주 기자
송영진의 올 시즌 선전에는 구단 트레이닝 파트와 조웅천 투수 코치의 도움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트레이닝 파트 쪽에서 웨이트도 시켜주시고 루틴을 잡아주셔서 선발로 준비를 잘할 수 있었다. 길게도, 짧게도 느껴지지 않아 편했던 것 같다. 등판 전날 긴장되거나 하는 것도 없었다. 조웅천 코치님께서 못 던지면 경험이고 잘 던지면 네가 잘 던진 것이라고 하신 게 도움이 됐다”고 했다.

송영진은 이후 당분간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질 전망이다. 이미 복귀한 김광현을 비롯해 잠시 이탈했던 박종훈 등 선발 자원들이 돌아오기 때문. 26일 LG전을 앞두고 김원형 감독은 “오늘 이후로 (송영진을) 불펜으로 할지 그대로 선발로 돌려야 하는지 고민이다. 오늘 던지는 것을 보고 정하겠다”며 “(송영진)이 올해는 선발로 준비 하지 않았다. 일단 불펜으로 나서다가 상황을 보고 선발로 들어갈 수도 있다. (그래도) 장기적으로는 선발 요원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송영진은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준비를 잘해서 내 공을 던지고 싶다.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관리를 시켜주시는 것이다. 이에 보답하려면 스스로 발전해야 한다. 6이닝이 아닌 7이닝, 8이닝, 9이닝까지 던질 수 있는 체력을 기르고, 투구 수 관리도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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