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학력평가 성적 최초 유포자 구속…경찰 “해킹범 추적 중”

텔레그램으로 해커에게 넘겨받은 20대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지난해 11월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 자료를 암호화 메신저를 통해 최초로 유포한 20대가 구속됐다. 경찰은 교육청 서버를 해킹해 불법적으로 성적 정보를 빼낸 불상의 해커를 추적 중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A씨(20대)를 구속하고 암호화 메신저인 텔레그램 채널 운영자 B씨(20대) 등 5명을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18일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정보를 탤레그램 채널에 최초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B씨 등은 해당 자료를 2차 유포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경찰은 학력평가 성적이 유포된 지난 2월쯤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피해신고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94만건의 접속기록을 분석하고 IP 추적과 국제공조 등을 통해 해킹된 성적정보를 텔레그램 채널에 최초 유포한 A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이어 텔레그램 채널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 유출된 성적정보를 가공하거나 재유포한 B씨 등을 추가로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채팅 참여자들에게 자신의 실력을 과시하기 위해 불상의 해커로부터 별개의 텔레그램 채팅을 통해 받은 해당 성적 자료를 올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앞서 이 해커가 해외 IP를 우회해 경기도교육청 서버를 해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성적전산처리 위탁업체에 성적관리를 맡기고 이 업체로부터 응시생들의 성적이 담긴 이동식저장장치(USB)를 받은 뒤 도교육청 서버에 이를 올리면 개별 학교가 응시생들의 성적을 출력하는 방식으로 성적 전산처리를 한다.

불상의 해커에 대한 추적은 아직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상의 해커의 경우 해외 IP를 사용해 우회 접속, 검거를 위해서는 해외 기업들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등 다소 애로사항이 있었다”며 “해커의 IP를 계속해서 추적하며 검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경찰은 A씨와 B씨가 평소 대학 입시학원들의 수험자료를 텔레그램 채널에 불법으로 게시한 정황(저작권법위반)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또 경기도교육청 학력평가시스템 서버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해 각종 정보를 해킹해 소지한 C씨(10대)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에 개인정보를 유포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 될 수 있다”며 “유출된 정보를 공유·전달·재가공하는 행위 또한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