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압도적 확장억제” 바이든 “핵공격땐 北정권 종말”

■ 韓美정상‘워싱턴 선언’공동회견
핵협의그룹 창설·韓발언권 보장
尹 “국민 우려 해소할 만한 방안”
IRA·칩스법 긴밀한 협의도 명시
日 “내달 한미일 정상회담 추진”

“질문하세요”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 직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해 새로운 대북 확장억제 정책인 워싱턴선언 등에 대해서 질문하려는 기자를 손으로 가리키면서 지명하고 있다. 뉴시스

워싱턴=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김선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 창설 등을 골자로 하는, 강력하고도 새로운 대북 확장억제 조치에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공격 시 미국 핵무기 등 압도적 대응”을 공표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핵공격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미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대한 ‘긴밀한 협의’도 천명했다.

두 정상은 이날 미국 백악관에서 약 80분간 소인수 회담 및 정상회담을 갖고 공동성명과 워싱턴선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공격 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다”며 “미국 핵무기를 포함해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도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양국이 합의한 확장억제 공약은 공동성명과 별도로 발표한 특별문서인 워싱턴선언에 담겼다. 선언에는 NCG를 신설해 핵 기획·실행 과정에 한국의 발언권을 보장하고 전략핵잠수함(SSBN) 등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핵 위기 상황에 대비한 도상 시뮬레이션 등 구체적인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명기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과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IRA와 반도체과학법 등 경제 안보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논의했다. 두 정상은 공동성명에 “IRA와 반도체법이 기업활동에 있어 예측 가능성 있는 여건을 조성함으로써 상호 호혜적인 미국 내 기업 투자를 독려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약속했다”고 명시했다. 한·미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반도체 포럼을 신설하고 최첨단 반도체, 첨단 패키징 및 첨단 소재·부품·장비 중심으로 협력 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반도체 설계·장비 강국인 미국, 제조 강국인 한국이 협력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동맹’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첨단기술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신설하고, 전통 안보 동맹을 사이버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한·미·일 정부는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개최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다음 달 21일 3국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요미우리(讀賣) 신문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