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INFP, 취미는 클라이밍"… 소개팅도 '톡톡' 튀는 MZ들 [Z시세]
김씨는 "상대방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성격과 관심사를 미리 전달받아서인지 대화가 술술 통했다"며 "특히 취미까지 비슷해 만나기 전부터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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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한 클라이밍 센터에서 만난 김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등반 전 몸을 풀고 있었다. 이 커플은 홀드(인공 암벽 손잡이)를 잡을 때 서로 도와주며 애정을 과시했다.
사귄지 막 6개월을 넘긴 풋풋한 이 커플은 MBTI와 취미 등을 알 수 있는 앱을 통해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들의 첫 데이트 장소는 남달랐다. 김씨는 "처음 연락을 주고받을 당시 이미 서로의 취미를 알고 있었다"며 "자연스럽게 클라이밍 얘기가 나왔고 센터 정보를 공유하다가 클라이밍장에서 만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랑을 이어가는 데 소통과 대화는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김씨는 "다른 커플 얘기를 들어보면 대화를 시작했다가 잔소리나 싸움으로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취미가 같은 사람을 만나니 이야기 주제가 하나 더 생겨 대화가 재밌다"고 강조했다.
데이트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보통 연인의 데이트 코스는 카페와 식당, 영화관 그리고 드라이브 정도다. 이 과정에서 연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출은 불가피하다. 밥 한 끼와 맞먹는 커피값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오른 영화 티켓 가격, 식사까지 마친다면 '텅장'(텅빈 통장)이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클라이밍의 경우 하루 이용권이나 회원권을 결제하면 추가 비용 없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루 이용권은 대부분 2만~3만원대로 부담이 적다. 또 관련 장비나 운동보조식품을 함께 구매하면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데이트 앱의 장점은 지인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는 점이다. 일반 소개팅은 지인이 주선해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귀거나 거절하는 일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데이트 앱의 경우 거절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고 꼭 데이트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해 친구로 지낼 수도 있어 편하다.
영화 마니아 박모씨(남·25)는 유튜브 광고를 보고 데이트 앱을 사용하다 품절남 대열에 합류했다. 박씨는 "연인이 다정하게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 부러웠다"며 처음에는 친구를 사귈 의도였지만 취미를 공유하고 자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 순간 만남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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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서모씨(여·20대)는 직장인만 가입할 수 있는 앱을 통해 이성과 만남을 가졌다. 서씨는 "일반적인 소개팅과 비교해 현실적인 만남이 가능하다"며 "인상과 회사, 나이 등 정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어 낯설기만 한 사람은 아니다"고 밝혔다.
정보를 신뢰할 수 있는 이유는 인증 절차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 앱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개인소득이나 자산, 학력 등을 인증해야 한다. 실제 가입하고 승인을 받는 데만 1~2일가량 소요된다.
최근 데이트앱 관련업계는 인증 절차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화번호 인증을 통해 허위 정보 위험을 최소화하고 AI(인공지능) 페이스 인증 기술 도입 등을 추진 중이다. 알고리즘을 이용해 불건전 만남이 일어나는 패턴을 파악하고 차단하는 기술 개발에 나선 곳도 있다.
MZ세대가 데이트 앱을 애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이 디지털 네이티브(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기를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다.
데이트 앱 개발사인 엔프피 관계자는 "MZ세대는 자신과 유사한 사람을 찾아 연결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며 "MBTI나 취미 등은 개인의 성격과 관심사, 가치관 등을 나타내는 중요한 정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통해 자신과 유사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며 "이러한 정보는 대화를 나누는 데 도움을 주고 서로의 이해도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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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모임을 만들어 다트를 즐긴다는 조모씨(남·24)는 "다트의 매력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것"이라며 "규칙은 간단하지만 승부를 가릴 때는 치열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간단한 벌칙이나 내기를 걸기도 한다"며 "재미있는 게임과 대화 등이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금방 친해진다"고 설명했다.
게임이 끝나면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송모씨(여·20대)는 "학교 친구와 같이 왔다가 옆 게임기 사람들과 시합을 하게 됐다"며 "다트를 주제로 대화했지만 맥주를 같이 마시니 사적인 얘기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다트 카페에서 6개월 넘게 일하고 있는 김모씨(남·20대)는 "보통 다트를 즐기러 온 분이 대부분이어서 항상 합석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며 "그래도 낯선 분위기와 음악, 술이 합쳐지니까 만남이 성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정원기 기자 wonkong9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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