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발표부터 공정위 승인까지...숨가빴던 한화·대우조선의 214일

2023. 4. 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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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과 관련 조건부 승인을 발표하면서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정위가 군함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등으로부터 의견서를 받았고, 이들로부터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방위 산업 분야에서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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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21년만에 민간기업으로 새 출발점
업계 갈등·공정위 제약조건 등 극복 과제도

공정거래위원회가 27일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과 관련 조건부 승인을 발표하면서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내건 승인 조건들과 관련 “수주 활동에 오히려 제약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향후 극복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건부 승인은 지난해 9월 26일 대우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한화와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고 전격 발표한 지 214일 만에 이뤄졌다.

대우조선해양으로서도 지난 2002년 KDB산업은행 산하로 들어간 이후 21년 만에 민영기업으로 탈바꿈하는 출발점에 서게 됐다.

모든 인수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작년 발표 당시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는 “당사자(노동조합) 참여 없는 일방적인 밀실, 특혜매각 결정에 분노한다”고 강하게 성토한 바 있다. 다만 내부적으로 ‘이제는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야 한다’는 찬성 여론이 커지면서 이후 큰 반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도 예상 외 변수가 적지 않았다. 한화는 같은해 12월 16일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신주인수계약(본계약)을 체결하고, 한국 공정위를 비롯해 유럽연합(EU)·일본·중국·싱가포르·튀르키예·베트남·영국 등 8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올해 2월부터 튀르키예를 시작으로 난관이 예상됐던 EU까지 해외 경쟁당국이 기업결합을 빠르게 승인했다. 하지만 공정위 결정이 업계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여러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주요 조선업체를 중심으로 갈등설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정위가 군함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HD현대중공업과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등으로부터 의견서를 받았고, 이들로부터 한화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방위 산업 분야에서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HD현대중공업은 공정위에 수 차례에 걸쳐 이의제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15년 만에 한화가 다시 대우조선해양을 품은 스토리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산은이 본격적으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추진한 가운데 같은해 10월 한화가 우선협상자 지위를 따냈다. 하지만 일부 구성원들의 반대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없던 일이 됐다.

이후 시간이 흘러 2018년 민영화 재논의가 시작됐고, 산은은 이듬해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을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확정한 바 있다. 하지만 기업결합심사 과정에서 EU 측에서 제동을 걸면서 최종 인수가 무산된 바 있다.

한편 공정위가 내건 조건으로 인해 수주 경쟁에 오히려 제약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일각서 나온다. 양대근 기자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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