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함께 한 尹-바이든, 동맹 미래 위해 손잡고 "같이 갑시다"

김현 특파원 정지형 기자 2023. 4. 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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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환영식부터 정상회담, 국빈만찬까지 하루 종일 만나 유대 과시
동맹 70주년 기리고, 北위협 대응 위한 '워싱턴 선언' 채택…"동맹 미래 설계"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워싱턴=뉴스1) 정지형 기자 김현 특파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공식환영식과 정상회담, 국빈 만찬까지 하루 종일 함께 하며 피로 맺은 동맹 70주년을 기념하고, 앞으로의 70년을 설계하는 데 힘을 모았다

특히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내내 친밀한 유대 관계를 과시하며 두 정상간 두터운 신뢰를 재확인시켰다.

백악관 남측 잔디광장에서 오전 10시께부터 시작된 공식환영식은 한국 동포 및 미국 국민 등 6850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됐다.

미측 의장대는 행사장 전체를 태극기와 성조기로 수놓았고, 환영식에 참석한 인파들도 손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함께 들고 윤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을 반겼다.

한국 정상으로선 12년 만에 이뤄진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인 만큼 이전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 때와는 환영식 규모와 식순 등이 확연하게 달랐다.

공식환영식은 분홍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한국계 여학생들로 구성된 합창단의 노래로 시작됐다.

합창단은 "손 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라는 구절이 반복되는 '아리랑'과 '홀로 아리랑'을 섞어 편곡한 노래와 한미 동맹의 '미래'를 상징하는 듯한 뮤지컬 애니의 주제가 '투모로우(Tomorrow)'를 불러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을 마친 뒤 발코니에 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와 함께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이미 전날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함께 방문했던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환영식에서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눴고, 의장대 사열 때는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정상은 공식환영식에서 전날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방문한 것을 거론하면서 혈맹인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바이든 대통령은 환영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2번째라고 강조한 뒤 "올해는 두 나라가 동맹을 맺은지 70주년이 되는 해"라며 "오늘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환영식에) 참석한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과 양국민이 단결할 때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우리는 지난 70년간 그것을 몇 번이고 증명했다"며 "같이 갑시다(We go together)"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한국과 미국의 후렴구로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We go together'는 한미연합사령부의 구호이자 한미동맹의 상징적인 문구다.

윤 대통령은 답사에서 "한미동맹은 자유를 위한 투쟁의 결과 탄생한 동맹이다.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거래관계가 아니다.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가치동맹"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정의로운 동맹이고, 세계와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한 글로벌 동맹이다. 한미동맹은 미래로 나아가는 동맹이고, 행동하는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동맹의 70년 역사를 되돌아보고 동맹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기 위해 여기 왔다"고 말했고, 이에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박수를 보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소인수 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두 정상은 공식환영식 이후 백악관에서 77분간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정상회담에선 현재의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에서부터 기술과 우주 등 미래를 위한 협력 의제들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강화와 관련, 한국의 목소리를 더 반영하고 제도화하기 위해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신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또한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 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심화시키고,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창설 △한미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체결 △우주 협력 강화 등 미래를 위한 비전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여러 차례 만났고, 그 때마다 양국의 파트너십과 양국 국민의 이익을 더욱 심화시켜 왔다.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도 "오늘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한미동맹 70년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 동맹'의 청사진을 함께 충실히 이행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023년 4월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국빈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김현 특파원

두 정상은 이날 저녁 열린 국빈 만찬에서도 미래의 '한미 동맹'을 위해 잔을 부딪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건배사에서 "한국 국민들이 용기와 노력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고 존경받는 국가로 변화시킨 그 길은 우리가 함께 할 때 양국 국민들이 이룰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과 손주들"을 언급한 뒤 "우리가 지금 내리는 결정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며 "우리가 동맹으로서, 친구로서 계속 함께 협력한다면 우리가 함께 성취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이렇게 낙관적인 적은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의 파트너십과 우리 국민들, 가능성들, 한국과 미국이 함께 만들어 갈 미래를 위해. 또 다른 170년을 더 함께 할 수 있길"이라며 건배사를 마무리했다.

윤 대통령도 건배사에서 "전쟁의 폐허 속에서 태동한 한미동맹의 씨앗은 지난 70년간 충실하게 자라나 이제 울창한 숲을 이뤘다"며 "한미 양국의 미래 세대는 또 다른 70년을 이어갈 한미동맹으로부터 무한한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존경받는 행동이야말로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힘을 얻는 길'이라는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의 언급을 소개하고, '우정은 네 잎 클로버 같아서 찾기는 어렵지만 일단 갖게 되면 행운'이라는 아일랜드 속담을 인용했다.

이에 아일랜드 출신인 바이든 대통령은 환한 미소와 함께 윤 대통령의 등을 어루만지며 친근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이라는 네 잎 클로버가 지난 70년의 영광을 넘어 새로운 뿌리를 뻗어나가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길 바란다"며 "우리의 강철같은 동맹을 위하여"라고 건배사를 외쳤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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