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해도 되나" 이제 의심 끝, 돌부처 후계자가 이렇게 탄생했다 [MD대구]
[마이데일리 = 대구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에 새로운 클로저가 떴다. 좌완 이승현(29)이다.
이승현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홈경기서 구원 등판해 1⅓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1-0 승리를 지켰다.
이승현은 8회 2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잡아야 할 아웃카운트는 4개였다. 큰 거 한 방이면 동점 혹은 역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승현은 침착하게 김재환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9회도 쉽지 않았다. 2사까지는 잘 잡았지만 강승호와 허경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2사 1, 3루 위기. 이승현은 이유찬을 공 3개로 땅볼을 유도했고, 2루수가 잡아 유격수에 던져 주자를 잡아내 경기를 끝냈다.
이승현은 올 시즌 필승조로 나섰다. 하지만 마무리 오승환이 시즌 초반 부진하면서 오승환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22년 4월 29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1년 만에 세이브를 챙겼다. 개인 통산 두 번째 세이브다.
데뷔 첫 세이브 상황을 돌아보면 당시 오승환이 아웃카운트 1개를 남기고 네려왔다. 삼성 벤치가 마운드 방뭇 횟수 규정 위반을 범한 것이다. 최대 두 번만 올라갈 수 있는데, 이를 초과했고, 이때는 무조건 투수를 바꿔야 했다.
긴급 투입된 투수가 바로 이승현이다. 이승현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데뷔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경기 후 만난 이승현은 "작년에는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올라갔지만 올해는 이제 9회 올라가는 마무리 보직을 맡아 세이브를 챙겨 의미가 더 크다"고 말했다.
사실 이승현은 마무리 보직을 맡은 날 쓰라린 기억을 갖고 있다. 지난 21일 광주 KIA전 4-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최형우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마무리 데뷔날의 악몽이다.
당시 경기가 끝난 뒤 오승환은 장문의 문자로 이승현을 격려했다.
그는 "오승환 선배 뒤에 다음으로 올라가는 거라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내가 어렸을 때, 시민야구장에서 던지실 때부터 봐왔던 선배님이시다. 선배님을 보고 야구를 해왔다. '선배님이 계신데, 내가 그 자리를 맡아도 되나'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삼성 구단관계자는 차분한 성격으로 오승환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차세대 돌부처의 서막일까.
정작 이승현은 "부끄러움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그렇게 차분하지 않다. 속으로 흥분을 삭혀 티가 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임 마무리가 '끝판왕' 오승환인 터라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이승현은 "삼성 팬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기 보다는 항상 이긴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승현. 사진=마이데일리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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