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미 정상회담 두고…野 "퍼주기·저자세·자해외교" 與 "트집 잡기 혈안"
국힘 "文 못한 국빈 방문 못마땅한가…양이원영·장경태 사퇴"
(서울=뉴스1) 박종홍 이서영 노선웅 기자 = 여야는 27일 윤석열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과 워싱턴 선언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익과 실리를 내준 회담이라거나 '퍼주기·저자세·자해 외교'라고 비판한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트집 잡기에 혈안이 됐다"고 맞섰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의전과 환대를 대가로 철저히 국익과 실리를 내준 회담이 됐다"며 "윤 대통령은 끝내 미국 정부의 대통령실 도청에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출발 전부터 외신 인터뷰를 통해 설화를 일으키며 처음부터 논의의 중심축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옮겨졌다. 넷플릭스 투자 등을 요란하게 홍보했지만 이미 예정된 사안으로 순수한 순방 성과라 하기 어렵다"며 "국민은 이런 퍼주기 외교를 대체 얼마나 더 용인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역대 진보·보수 모든 한국 정부가 추진해 왔던 확장 억제 전략에 비해 획기성, 종합성, 실효성 모든 면에서 큰 진전이 없다"며 "자주국방을 시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대일 독자성을 지킨 이승만 전 대통령이 돌아온다면 매우 실망했을 가성비 낮은 저자세 외교"라고 강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핵 추진 잠수함 한국 도입 요구나 일본 역사 왜곡 시정에 대한 미국 협력 요구 등을 추진하겠다며 "필요하다면 민주당이 독자적으로 방미단을 보낼 것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방미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부각되는 것에 대해선 '대통령 4법'을 발의하겠다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강민정 의원과 박영순 의원도 각각 "대통령실 미국 도청에 대해서도 용인할 수 있는 일이라는 발언을 한 윤 대통령을 보며 목덜미가 땅길 지경"이라거나 "경솔하고 정제 안 된 발언으로 주변국과 관계를 악화하는 자해 외교를 벌이고 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한미정상회담을 두고 "외화내빈, 속 빈 강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군사 안보 분야에서 그 정도 다 퍼줬으면 경제적 실리로 타산을 맞출 줄 알았는데 결과는 절망적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은 똑 부러지게 이익을 관철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한편, 미국 중앙정보국(CIA) 도청 의혹에 대해서도 "유감 한마디도 끌어내지 못한 윤 대통령의 무능에 실망"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미 정상회담 등을 비판하는 민주당을 향해 "트집 잡기에만 혈안이 됐다"고 각을 세웠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하지 못했던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못마땅하기라도 한 듯 사사건건 비난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참 한심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자유민주주의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70년간 이어온 한미동맹의 기반을 보다 튼튼하게 하고 더 큰 미래로 나아가도록 결속을 다진 회담이었다"며 "한미동맹의 퀀텀 점프가 이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워싱턴 선언을 두고는 "확장 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한 내용이 담겼다"고 의미를 뒀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넷플릭스 투자를 왜곡한 가짜뉴스 생산자 양이원영 의원의 헛발질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장경태 최고위원이 대통령을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자로 몰며 외교적 자해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양이 의원은 넷플릭스 투자 유치를 두고 "윤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투자하기로 했다"고 잘못 지적하는 글을 게시했다 삭제했으며, 장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이 화동 볼에 입맞춤한 것을 두고 "미국에선 성적 학대로 간주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장예찬 최고위원도 양이 의원과 장 최고위원을 향해 "수준 낮은 막말로 국민들 학대를 그만하시길 바란다"며 "양심이 있다면 국회의원에서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또한 "이재명 대표의 형수 욕설에 비하면 온건한 발언이라 (윤리위를) 안 여는 것인가"라며 "장경태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고 국회의원 제명을 포함한 강도 높은 징계안을 심사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태영호 최고위원과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워싱턴 선언에 대해 각각 "우리 국격이 미국과 함께 안보 문제에서 서로 안보 공약을 주고받는 평등하고 동등한 관계로 승격됐다"거나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강화된 확장억제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이 채택됐다"며 정상회담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불안해하는 국민의 불안을 불식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한미 정상회담이 동반자적 관계 형성을 위한 또 하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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