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성사 1000년 밝힐 ‘꺼지지 않는 등불’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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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성사의 1000년 후까지 밝히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한국 동양철학계를 대표하는 중천(中天) 김충열 선생(고려대 명예교수·1931∼2008) 전집 15권을 6년 만에 완간한 이승환 간행위원회 공동위원장(고려대 명예교수)은 2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완간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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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儒의 전통 이은 마지막 학자
“단순한 자료 집대성 차원 넘어
한국철학사 짚을 중요한 좌표”
29일 원주에서 기념식·기획전
“한국 지성사의 1000년 후까지 밝히는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한국 동양철학계를 대표하는 중천(中天) 김충열 선생(고려대 명예교수·1931∼2008) 전집 15권을 6년 만에 완간한 이승환 간행위원회 공동위원장(고려대 명예교수)은 2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완간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전집을 통해 선생이 간직했던 시대 정신을 엿볼 수 있으며, 아울러 당대의 최고 지성으로서 도달했던 학문적 성취까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전집은 단순한 자료 집대성의 차원을 넘어 한국 철학사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좌표로 남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생을 배출한 지방자치단체인 원주시와 제자들이 힘을 합쳐 전집을 간행한 드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전집 간행을 주관한 원주시와 중천철학재단(대표 김정일)은 완간을 기념해 29일 오후 4시 원주시역사박물관 1층 강당에서 기념식과 함께 ‘중천 김충열의 삶과 철학: 시간, 공간 그리고 인생’이라는 제목의 기획전을 개최한다.
중천 선생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 동양철학계 2세대 그룹의 선두 주자다. 동양철학의 세 축인 유(儒)·도(道)·불(佛)을 자유롭게 가로지를 정도로 그의 학문 세계가 넓고 깊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중천 선생은 동양의 전통적인 ‘통유(通儒)’의 전통을 이은 마지막 학자로 불린다. 중천 선생의 학문적 좌표는 이런 계보학적 위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중국철학을 서양철학적 개념과 논리가 아니라 그 본연의 시각에서 연구함으로써 우리 학계에 중국철학의 위상을 복원시켰다는 데 그의 학문적 공헌이 크다.
남상호 간행위원회 공동위원장(강원대 명예교수)은 “현실을 위한 이론을 지향했던 무실(務實) 정신, 역사의 어두운 질곡을 앞장서서 헤쳐 나오면서 시대의 양심이 되고자 했던 선비 정신, 이 모든 사유와 실천의 흔적들이 바로 이 전집에 담겨있다”고 간행사에서 밝혔다.
1931년 강원 원주시 문막읍에서 태어난 선생은 6·25전쟁 발발로 7년간 군 복무를 하다 26세 때인 1957년 대만으로 유학을 떠났다. 대만대에서 석사학위를, 대만문화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경북대 철학과 교수를 거쳐 고려대 대학원장, 동양철학회 회장, 중국철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1996년 정년퇴직한 뒤 고향인 문막에 머물며 연구와 저술작업에 몰두해왔다.
한국 학자로는 처음으로 중국철학사를 정리한 ‘중국철학사’를 비롯, ‘중국철학산고’ ‘동양사상산고’ ‘남명학 강의’ 등의 저서를 펴내 노장철학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아 제자 가운데 국내외 교수만 50여 명에 이른다. 지난 2004년 제18회 인촌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2006년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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