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서울 代案 만들기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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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회색 코뿔소'다.
급격한 저출산 문제에 우려하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개인이나 가정 단위로 논의가 좁혀질 경우 우리가 아이를 갖지 않는 '현실적인' 이유는 수백 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초저출산(합계 출산율이 1.3명 이하인 상태)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고,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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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문제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회색 코뿔소’다. 회색 코뿔소란 위험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해 위험에 온전히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리킨다. 급격한 저출산 문제에 우려하지 않는 사람이 없지만, 개인이나 가정 단위로 논의가 좁혀질 경우 우리가 아이를 갖지 않는 ‘현실적인’ 이유는 수백 가지가 넘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세계 주요 국가 가운데 지난해 기준 0.78명으로 가장 낮은 합계 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을 기록하고 있다.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로 우리나라를 지목하면서 2750년 한국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물론 저출산 자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가를 아우르는 전 지구적 문제다. 오데드 갤로어 미국 브라운대 교수처럼 출산율 감소에 대해 “인류가 환경과 기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인류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기여한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간혹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초저출산(합계 출산율이 1.3명 이하인 상태)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고,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우선 출산율 감소 추세를 인정하는 게 중요할 듯싶다. 현재의 출산율 감소는 도시화, 산업혁명 그리고 여성 민권 신장 등 인류 문명 발전과 궤적을 함께하면서 나온 결과물인데 어떻게 이를 정면으로 거스를 수 있단 말인가. 감소 추세를 완화하거나 약간의 반등을 도모하는 쪽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게 현실적이다. 통상 출산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도시화인데, 우리나라 서울 등 수도권 집중화는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파괴적이다. 기본적으로 땅이 좁아 인구밀도가 높은 데다 설상가상으로 인구 편중 역시 위험 수위를 한참 넘어섰기 때문이다. 물론 젊은이들이 도시에 몰리는 건 세계적 현상이지만 청년들의 선택지가 서울밖에 없다는 게 우리의 문제다. 미국 등 대안이 몇 개씩 있는 다른 나라들과는 상황이 크게 다르다. 제2의 도시 부산에서조차 젊은이들이 서울로 올라오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와 유사한 곳은 홍콩, 싱가포르 등 도시국가들이며, 실제 이들 국가의 합계 출산율은 0명대 안팎(2022년 홍콩 0.70명, 싱가포르 1.05명)이다. 결국, 국가 역량을 집중해 조속한 시일 안에 ‘매력적인’ 서울의 대안 도시를 만드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청년들을 수용할 만한 다른 도시들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서울은 앞으로도 젊은 인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계속할 것이며, 저출산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출산율 감소의 또 하나의 주요 원인이 여성의 권한 확대라고 할 때, 공공 지원을 통해 여성의 일과 육아 양립을 겨냥한 스웨덴 정책은 이제 저출산 대응의 교과서 반열에 오른 듯하다. 어린이집 늘리기, 남성 가사·보육 분담 운동, 출산 휴가 기간 연장, 유모차 동행 시 대중교통 무상 이용 등을 통해 합계 출산율(2022년 1.84명)을 소폭 반등시키는 데 성공했다. 다만, 비용이 많이 드는 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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