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지금은 소비보다 생산에 초점 맞출 때

2023. 4. 27. 11: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경제성장은 수요에 있는 게 아니라 생산에 있기 때문이다.

더 좋고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가 생산돼야 경제가 성장한다.

내가 생산하고 그로써 얻은 소득으로 소비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경제원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0.8%에 불과했다. 또, 전경련이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14개월 연속 기준선(100) 미만은 기업 실적이 악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추세라면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더 길어질 것 같다.

데이터상으로 나타난 저조한 성장률의 가장 큰 원인은 전기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4.0%를 기록한 순수출에 있다. 수출이 이렇게까지 부진한 것은, 세계 경기가 위축된 여파도 있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산업 구조의 취약성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산업 구조의 취약성은, 지난 수년간 반도체가 수출 증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깝고 반도체 외 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매우 낮은 데서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저조한 경제성장률의 원인을 수요 측면에서 찾으려고 한다. 소비가 충분히 늘지 않고, 투자가 저조하며, 정부 지출이 적어서 경제성장률이 저조하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소비와 투자를 늘리기 위해 정부의 재정 지출을 늘리거나 돈을 푸는 등 수요를 늘리는 정책을 많이 써 왔다. 그러나 수요를 늘리는 정책은 반짝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론 경제를 후퇴시킨다. 우리 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은 수요를 늘리는 정책에 연연한 탓이 크다.

따라서 경제성장이 부진한 이유를 근본적인 데서 찾아야 한다. 경제성장은 수요에 있는 게 아니라 생산에 있기 때문이다. 더 좋고 더 많은 재화와 서비스가 생산돼야 경제가 성장한다. 이는 소비보다 생산이 먼저임을 의미한다. 내가 생산하고 그로써 얻은 소득으로 소비하는 게 가장 기본적인 경제원리다.

소비는 생산 없인 증가할 수 없다. 투자는 생산물 중 일부를 저축한 데서 나오므로 생산 증가 없인 투자도 증가할 수 없다. 생산의 증가 없이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일은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소비와 투자를 만들어낸다. 생산이 뒷받침되지 않는 수요를 늘리는 정책은 생산된 것을 재분배할 뿐 신규 창출을 하지 못한다. 생산된 것을 재분배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자원 사용을 초래하므로 수요를 늘리는 정책은 경제를 성장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쇠퇴하게 한다.

우리가 직면한 충분치 않은 소비, 저조한 투자, 부진한 수출의 원인도 생산 위축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생산의 주역은 기업과 기업가다. 기업과 기업가의 활동이 활발해야 생산이 늘고 경제가 성장한다. 생산이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기업가가 역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지난 수년 동안 정부는 기업과 기업가의 활동을 옥죄는 많은 규제를 만들었다. 그로 인해 우리의 기업과 기업가의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생산이 감소함으로써 경제성장이 둔해지는 것이다.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과 기업가의 활동을 가로막고 있는 규제를 대거 제거해야 한다. 또,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기업과 기업가의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이 살아나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산업 구조도 탄탄하게 바뀐다. 생산보다 수요를 강조하는 정책은 결코 좋은 정책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때다.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