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영화배우 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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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입김이 닿는 순간, 악하고 비천하고 암담한 현실도 발랄하고 매력적이 된다. 튀는 물고기처럼 생생하고 낙천적인 우주로 변한다.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인 '강수연풍 씨받이' '강수연풍 조선 시대 새댁' 등 모든 것이 현대성을 짙게 뿜어낸다. 배역을 철저히 자기 것으로 소화할 줄 아는 그의 매혹적 능력 일부다." 길지 않은 생애에도 연기력으로 당대를 풍미한 영화배우 강수연(1966∼2022)에 대해, 소설가 전혜성이 한 말이다.
1987년 파격적인 영화 '씨받이' 주연으로 강수연을 발탁한 임권택 감독은 "엄청난 체험을 두루 하고 났을 때라야 소화할 수 있는 연기를 나이와 상관없이 충분히 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배우는 그가 거의 유일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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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입김이 닿는 순간, 악하고 비천하고 암담한 현실도 발랄하고 매력적이 된다. 튀는 물고기처럼 생생하고 낙천적인 우주로 변한다.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인 ‘강수연풍 씨받이’ ‘강수연풍 조선 시대 새댁’ 등 모든 것이 현대성을 짙게 뿜어낸다. 배역을 철저히 자기 것으로 소화할 줄 아는 그의 매혹적 능력 일부다.” 길지 않은 생애에도 연기력으로 당대를 풍미한 영화배우 강수연(1966∼2022)에 대해, 소설가 전혜성이 한 말이다.
1987년 파격적인 영화 ‘씨받이’ 주연으로 강수연을 발탁한 임권택 감독은 “엄청난 체험을 두루 하고 났을 때라야 소화할 수 있는 연기를 나이와 상관없이 충분히 할 수 있는 기량을 가진 배우는 그가 거의 유일하다”고도 했다. 봉건적인 가부장제에 희생된 인물 역할부터 당찬 현대 여성 배역까지 다 잘한다는 취지다. ‘씨받이’로 강수연은 제44회 이탈리아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배우 최초의 세계 영화제 본상 수상이었다. ‘월드 스타’가 된 그는 삭발(削髮) 투혼까지 발휘한, 한승원 소설이 원작인 영화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1989년 제16회 러시아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3세 때인 1969년 연기를 시작한 그는 독보적 재능, 아름다움, 완벽주의에 가까운 프로 근성 등을 갖춰 ‘완전체 배우’로도 불렸다. 성품도 따뜻하고 호탕했다. 형편이 어려운 주변 영화인들을 각별히 챙기며 자긍심을 세워주던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하는 그의 말은 류승완 감독의 2015년 영화 ‘베테랑’에서 남자 배우 황정민이 부패한 경찰을 향해 그대로 내뱉어 명대사가 된 뒤로, 사회적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그의 1주기(周忌)를 맞아 주요 출연작을 재상영하는 행사 ‘강수연, 영화롭게 오랫동안’이 5월 6일 서울 상암동 한국영상자료원, 7∼9일 메가박스 성수에서 잇달아 열린다. 상영 영화는 그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사후(死後) 개봉된 ‘정이’를 포함해,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경마장 가는 길’ ‘그대 안의 블루’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처녀들의 저녁 식사’ ‘송어’ ‘달빛 길어 올리기’ 등 11편이다. “영화는 내게 끝없이 답을 주지 않는 짝사랑 같은 것”이라던 그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나면 새삼 가슴이 뭉클해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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