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형하다 사망한 캐나다 배우 확인 안돼"‥'가짜뉴스'에 낚인 한국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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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활동하던 20대 캐나다 배우가 한국 연예인처럼 턱을 뾰족하게 만들기 위해 국내에서 성형 수술을 받다가 숨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영국 매체를 인용해 국내 주요 언론에 다수 보도됐지만, 한국 경찰이나 주한캐나다대사관 측이 "관련 사건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BTS '지민'이 닮고 싶어 12번이나 성형수술했다는 22살의 캐나다 배우가 한국 병원에서 13번째 턱 성형 수술을 하다 숨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지난 25일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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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활동하던 20대 캐나다 배우가 한국 연예인처럼 턱을 뾰족하게 만들기 위해 국내에서 성형 수술을 받다가 숨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영국 매체를 인용해 국내 주요 언론에 다수 보도됐지만, 한국 경찰이나 주한캐나다대사관 측이 "관련 사건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BTS '지민'이 닮고 싶어 12번이나 성형수술했다는 22살의 캐나다 배우가 한국 병원에서 13번째 턱 성형 수술을 하다 숨졌다'는 내용의 기사가 지난 25일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세인트 본 콜루치'라는 이름의 캐나다 출신 배우가 지난 22일 한국의 한 성형외과에서 턱 보형물 제거 수술받은 뒤 감염 합병증으로 숨졌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약 22만 달러(3억 원)를 들여 각종 수술을 받았었고 이번에 문제가 생겼다는 내용이었는데, 이 사건을 주요 일간지, 경제지, 종편, 통신사, 인터넷 매체 등 거의 모든 국내 언론들이 쏟아냈습니다.
이 기사들의 출처는 모두 선정적인 기사를 주로 다루는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이었습니다. 사실이라면 충격적인 사건이라, 엠빅 취재팀은 기사 원문을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기사에서 콜루치는 2019년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3대 연예기획사'의 연습생으로 10월 방영 앞둔 한국의 8부작 드라마 '예쁜 거짓말'에 캐스팅됐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젊은 백인 남성의 각종 사진과 함께 182cm에 82kg, 짙은 금발에 파란 눈이라는 구체적인 외모 소개가 있었고, 데일리메일과 인터뷰를 했다는 홍보담당자는 "서양인 외모 때문에 콜루치가 차별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실존 인물인지 명확치 않았습니다. 숨졌다는 배우나 인터뷰를 했다는 홍보 담당자의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계정 등이 검색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2019년부터 한국에서 활동했다는 그에 관한 기사는 지난해 1월 한 인터넷매체가 쓴 ''T1K T0K H1GH SCH00L'라는 앨범으로 케이팝에 데뷔한다'는 내용의 영문 기사 1개뿐이었습니다. 국내음원회사 '지니뮤직'과 '멜론' 관계자들에게 물었더니 'T1K T0K H1GH SCH00L'이라는 앨범은 찾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또 앨범 속 "Pretty Lies" 등 3곡은 콜루치가 직접 작곡했다지만, 노래 제목이 최근 그가 찍었다는 드라마 제목 '예쁜 거짓말'과 똑같았습니다. 영문 기사에 실린 사진 속 분홍색 교실 배경은 국내 한 여가수의 뮤직비디오와 거의 흡사했습니다.
인공지능 감별 사이트에 숨졌다는 배우의 사진을 넣어봤습니다. 5장 중 3장이 73%, 74%, 86%의 확률로 'AI'라는 판정이 나왔습니다. 한국 경찰에도 직접 물어봤습니다. "성형수술하다 숨진 캐나다 배우가 있느냐'는 질의에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는 아직 이런 사건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취재됐고, 관련된 변사 사건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주한캐나다대사관에도 기사 내용을 전달하며 관련 사건을 인지하고 있는지 이메일로 질의했습니다. 돌아온 공식 답변은 아래와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캐나다 외무부는 한국에서 캐나다인이 사망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관련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추가 정보가 없습니다." (Global Affairs Canada is aware of reports of the death of Canadian in South Korea and is working to confirm the information. No further information is available at this time.)
이 사건을 '단독'이라며 최초 보도한 데일리메일 측에도 이메일을 보냈지만 답변은 아직 오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국내 주요 언론들이 기초적인 사실확인 없이 기사를 퍼 나르느라 '가짜뉴스'에 낚인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소수의 언론사들은 기사를 내리거나,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그것조차 별도의 확인 없이 '외신'을 인용해 기사에 덧붙이고 있습니다.
신정연 기자(hotpe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478223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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