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불법' 방치된 문신·반영구, 3년 새 70%↑…20%는 염증 등 '부작용'
시술後 피부염증·통증 등 부작용…색소 변색·알레르기 반응·각막 손상도
신현영 "안전한 시술 위한 환경 마련 시급…전후로 당국 점검 이뤄져야"
국내 연간 문신시술이 600만여 건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타투(tattoo·문신) 합법화' 관련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는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지로 밀려난 '불법' 문신시술을 받는 사람들의 건강권도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당국의 단속에 걸린 문신·반영구화장 시술만 3년 새 70%가 넘게 급증했다. 업계에 대한 정부의 관리체계가 없다 보니 '5명 중 1명'은 시술 후 부작용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 최근 5년간 국내 문신 시술현황을 요청한 결과, 정부는 "제도권 밖에서 이뤄지고 있어 정확한 통계가 없다"고 회신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문신 시술 실태조사 및 안전관리 방안 마련' 보고서에 따르면, 문신 시술자는 타투 약 8800명, 반영구화장 약 1만 8600명 등 총 2만 7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시술 이용자 수를 100만 명(2019년 기준)으로 추정했다. 세부적으로 의료기관을 포함한 의료인의 시술 현황이나 시행 건수에 대한 관련 자료는 없는 상태다.
다만, 불완전한 통계상으로도 불법 문신·반영구 화장 시술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다. 미용업소의 문신·반영구화장 적발 건수는 지난 2018년 54건에서 2021년 92건으로 늘어 70.4%의 상승 폭을 보였다. 문신은 31.3%(16건→21건), 반영구화장은 86.8%(38건→71건) 각각 늘었다.
2022년 한 해도 8월까지 집계된 적발 건수만 64건(문신 16건·반영구화장 48건)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현재는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영업신고를 한 미용업소만 당국의 적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외 장소에서 이뤄지는 문신·반영구 화장 시술은 대략적인 수치조차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복지부와 보사연의 보고서에 따르면, 문신 피시술자 171명 중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사람은 20.6%(31명)였다. 이 중 피부염증이 나타났다고 답한 사람(85.3%)이 가장 많았고, 통증(69.6%), 알레르기 반응(56.4%), 색소 변색(44.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12.1%는 비후성 반흔이나 켈로이드 증상(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경험했고, 안구·눈꺼풀 내 기관 손상(각막 손상 등)을 겪은 이들도 7.5%로 조사됐다.
반영구 화장의 경우, 전체 316명 중 10.2%(33명)가 부작용에 시달렸다. 문신과 마찬가지로 피부염증(62.4%)과 통증(54.5%)이 가장 흔했고, 색소 변색(33.7%)과 알레르기 반응(27.1%) 등이 뒤를 이었다.
타투의 대중화로 문신을 원하는 국민은 계속 느는데, 정부가 제도적 공백을 방치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제는 현실적인 상황을 감안해 정부가 문신 시술을 법적으로 허용하고 직접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지난해 3월 "문신 시술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와 피시술인의 개성 발현의 자유 등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도록 비의료인 문신 시술자에게 일정한 자격요건을 부여하되, 그에 따른 엄격한 관리·감독 체계를 규정한 관련 입법안을 조속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여야를 통틀어 비(非)의료인의 문신행위를 합법화하자는 법안은 수차례 발의됐지만,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신현영 의원은 "안전한 문신 시술을 받기 위한 환경 마련은 매우 중요하다"며 "그동안 제도 사각지대에서 음성화된 불법 시술에 대해서도 제대로 현황 파악을 하지 못한 국가적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술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인체의 유해성과 부작용을 충분히 인지시키고 안전한 시술이 될 수 있도록 시술 전후로 건강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며 "시술업장의 위생상태 및 안전한 염료 관리를 위한 체계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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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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