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9번 교향곡'이 종교 편향적?…대구시 "종교화합자문위 폐지"

(대구=뉴스1) 이재춘 기자 = 대구시가 예술계와 종교계의 화합을 위해 조례를 개정해 가며 만든 시립예술단 종교화합자문위원회를 1년 4개월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대구시는 27일 "자문 성격의 자문위가 본래 취지와 달리 사전검열적 성격으로 운영돼 문화예술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조항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많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대구시립예술단 종교화합자문위는 심의에서 "'베토벤 제9번 교향곡'의 가사가 특정종교에 편향돼 있다"는 이유로 공연을 부결시켰다.

6명으로 구성된 종교화합자문위원 중 1명이 공연을 반대한 것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종교화합자문위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수로 의결하는데, 종교 중립성과 관련된 안건에 대해서만 출석 위원 전원 찬성제를 적용한다.

위원회의 본래 취지인 자문을 넘어 구속력 있는 의결기구가 되자 문화예술계 안팎에서 "사전검열적인 기능을 수행해 예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구시는 시립예술단의 종교편향적 공연 금지 원칙을 유지하되, 위반할 경우 엄중히 인사 조치하기로 했다.

특히 곡 선정에 책임이 있는 예술감독이 특정종교에 편중된 공연으로 물의를 일으키면 해촉하고, 관리·감독 책임자인 문화예술회관장과 콘서트하우스관장도 직무유기로 감봉 이상 중징계하기로 했다.

김동우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특정 종교음악으로 인한 논란을 막고, 종교중립 의무 준수를 강화하는 대책을 따로 수립해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eaj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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