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탈출 ‘프라미스 작전’ 모두가 영웅이었다

2023. 4. 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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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충돌이 격화된 북아프리카 수단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28명이 무사히 탈출, 서울에 복귀한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의 성공에는 숨은 영웅들의 헌신이 있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남궁환 주수단 대사는 총격의 상황에서 무사히 탈출한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긴장이 풀리지 않은 수척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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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환 대사가 전한 ‘막전막후’
휴일 현지 슈퍼갔다 총격전 인지
교민들 지속 연락 ‘방탄차량 픽업’
긴급여권도 준비 45분만에 출국
군벌 간 무력 충돌로 고립됐다가 우리 정부의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을 통해 철수한 수단 교민들이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귀국하고 있다. [연합]

유혈충돌이 격화된 북아프리카 수단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 28명이 무사히 탈출, 서울에 복귀한 ‘프라미스’(Promise·약속) 작전의 성공에는 숨은 영웅들의 헌신이 있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난 남궁환 주수단 대사는 총격의 상황에서 무사히 탈출한 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긴장이 풀리지 않은 수척한 표정이었다.

남궁 대사는 “적은 인원이지만 대사관이 중심이 돼 교민들의 대피와 본국으로의 이송을 저희가 철저히 책임진다는 자세로 임해 주민들을 무사히 한국으로 모시고 올 수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식량난, 연료난도 있었지만 절약해 가면서 교민들과 같이 버텼다”고 말했다.

남궁환 주수단대사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기자실에서 수단 교민 긴급 대피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지난해 8월 부임한 남궁 대사는 휴일에 가족들의 수단 입국을 앞두고 현지의 슈퍼마켓을 둘러보다가 총격전이 벌어진 것을 확인했다. 비상상황임을 직감한 남궁 대사는 상황 대응이 중요하다고 판단, 관사보다 대사관으로 먼저 향해 인근에 있는 직원들을 소집했다.

남궁 대사는 수단 내 9개 그룹으로 흩어져 거주하는 교민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대사관의 단 1대뿐인 방탄차량을 이용해 교민들을 일일이 데려오는 역할을 자임했다. 외교관 신분의 경우 통행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통신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교민에게는 20번이고 30번이고 계속해서 연락을 시도했다. 남궁 대사는 교민들이 모두 무사히 대사관에 집결한 후에야 자신의 짐을 챙겼는데, 나중에야 상하의 짝이 모두 맞지 않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한다.

해외출장을 갔다가 수단에 입국하지 못해 지부티에서 신속대응팀에 합류한 현지 영사도 활약했다.

최영한 외교부 재외동포영사실장이 지휘하는 신속대응팀 등이 탑승한 C-130J 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는 지부티를 떠나 우리 시간으로 24일 새벽 0시25분 포트수단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사전에 영공통과와 공항사용 허가를 받았다고 알고 있었는데, 포트수단 공항 측으로부터 문서 허가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들었다. 자칫하면 수송기가 공항을 떠나야 할 수도 있는 상황. 아랍어 능통자였던 이 영사가 공항 측과의 소통을 맡았고 외교부는 인근 공관, 국방부는 무관 연락망을 총동원해 3시간 만에 공항 사용 허가를 받았다.

이제 남은 절차는 우리 교민들은 예정대로 24일 오전 8~9시 사이에 공항에 도착하면 수송기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로 향하는 일이었다. 신속대응팀은 일괄적으로 출국소속을 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여권이 만료되거나 부재한 교민 6명의 긴급여권도 미리 준비했다. 교민들이 공항에 도착한 지 45분 만에 수단을 탈출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부를 믿고 대사관의 지시에 협조해 준 28명의 교민이 진정한 영웅이었다.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식량은 점점 고갈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협조했고, 수도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 버스 이동을 결정했을 때에는 김밥 등 비상식량을 만들었다.

남궁 대사는 “대사관 직원과 가족, 교민을 포함해 28명이 안전하게 수단을 떠나 조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국민 여러분의 성원과 정부의 신속하고 과감한 지원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최은지 기자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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