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엔진 정비하던 한화에어로…46년만에 '육해공 종합방산기업' 도약

구교운 기자 2023. 4. 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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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삼성정밀기공 설립, 2015년 한화에서 인수…항공·우주사업 집중
김동관, '한국판 록히드마틴' 목표 사업구조 재편…2030년 글로벌 톱10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군수 엔진 정비사업으로 시작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46년 만에 하늘과 땅, 바다를 모두 아우르는 '육·해·공 종합방산기업'으로 거듭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7일 한화-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에 대해 시정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업부문 매각 등 구조적 시정이 아닌 경쟁제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적 시정조치인 만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 마무리는 상반기 내 순조롭게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을 마무리하면 대우조선해양은 그룹 방산 사업의 중심인 한화에어로의 자회사로 들어간다.

한화에어로는 1977년 삼성정밀공업에서 2000년 삼성테크윈으로 사명을 바꿨고, 2015년 ㈜한화에 인수되며 한화테크윈으로 다시 태어났다. 2018년엔 현재 사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새 간판을 달았다.

한화에어로는 숱한 사명 변경과는 별개로 40여년 간 줄곧 항공·우주사업에 집중해왔다. 1979년 군수 엔진 정비 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9000대 이상의 엔진을 생산, 정비했다. 1980년대에는 F-5 제공호용 제트엔진을 생산했으며 KF-16 전투기의 최종 조립업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뿐만 아니라 육군의 한국형 헬기 '수리온'의 국산화 엔진을 생산하는 등 국내 방산 엔진 분야에서 독보적 위상을 구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GE와 기술제휴를 통해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인 KF-21 보라매의 엔진 통합 개발을 주도적으로 수행했으며 주요 핵심 부품의 국산화도 추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가 항공·우주사업에서 지상무기체계, 해양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게 된 것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지난해 승진과 함께 '한국판 록히드마틴'이란 목표를 제시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한화에어로는 김 부회장 주도 하에 지난해 11월 지상무기체계를 생산하는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한 데 이어 이달 초 탄약 등을 생산하는 ㈜한화 방산부문 합병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는 항공·우주에 이어 자주포, 장갑차, 유도무기, 탄약 등 지상무기체계까지 내재하게 됐다.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는 1999년 한국군에 첫 실전 배치된 뒤 터키, 폴란드, 인도, 호주, 이집트 등 9개국에 수출하며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50% 이상 점유율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연장 로켓포 '천무'도 올해부터 폴란드에 공급한다. 차세대 장갑차 레드백을 개발해 세계 시장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인정받아 수출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 마무리하면 한화에어로는 육·해·공 모든 방산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보유한 종합 방산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잠수함 분야에서 '압도적' 1위 기업으로 꼽힌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주금액 기준 잠수함 시장 시장점유율이 97.8%에 이른다. 1988년 국내 최초로 잠수함(KSS-I급, 1200톤급)을 건조했고, 2011년엔 국내 최초로 잠수함 수출(인도네시아)에 성공했다. 2021년엔 '21세기의 거북선'이라고 불리는 도산안창호함(장보고-III급)을 해군에 인도하며 한국이 세계에서 8번째로 3000톤급 잠수함 보유국이 되는 데 공을 세웠다.

잠수함뿐 아니라 수상함도 현재까지 35척을 건조하며 이 분야 2위에 올라 있다. 최근 5년간 수주금액 기준 수상함 시장 시장점유율은 HD현대중공업(52.4%)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25.4%를 차지했다.

한화에어로는 그룹 내 방산 역량을 한데 모은 데 이어 대우조선해양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수직계열화를 통해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HSD엔진 인수로 엔진 제작부터 선박 건조까지 조선 산업 전 분야에 걸쳐 자체 생산력을 갖추는 한편 한화에어로의 무기체계를 대우조선해양의 수상함·잠수함에 탑재해 수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는 이를 통해 2030년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10'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기존 각사의 해외 판로를 공유하고 호환 가능한 제품들을 결합해 패키지 형태로 수출하는 한편 연관성이 높은 기술 분야에서 통합 연구개발을 통해 개발, 생산, 수주에 이르기까지 사업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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