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LG유플 해킹피해 29만명 결론…“인증DB 보안 취약”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LG유플러스 침해사고 원인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초 유출된 데이터와 가장 일치하는 사내 시스템은 부가 서비스에 대한 인증 기능을 수행하는 ‘고객인증 DB’인 것으로 조사됐다. 유출 규모의 경우 LG유플러스가 지난 1월 확보한 60만건과 추가로 확보한 1383건 가운데 동일인에 대한 중복 데이터를 제거한 결과 총 29만711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유출 당시 LG유플러스의 고객인증 DB 시스템은 시스템에 웹 취약점이 있어 해당 관리자 계정으로 악성코드(웹셸) 설치가 가능했다. 관리자에 대한 인증체계가 미흡해 해커가 웹셸을 이용해 파일을 유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과기정통부는 고객정보 유출로 인해 스미싱, 이메일 피싱과 같은 2차 피해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불법로그인은 비밀번호가 암호화돼있고, 유심 복제는 실제 유심의 개인키가 필요해 피해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사내 메일 시스템에만 적용돼있는 AI 기반 모니터링 체계를 고객정보처리시스템까지 대상을 확대하도록 LG유플러스에 요구하기로 했다. 또한 IT 자산 중요도에 따라 로그 정책과 중앙로그관리시스템을 수립·구축하고 주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지난 1월과 2월 총 다섯차례 발생한 디도스 공격과 그에 따른 유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선 주요 네트워크 정보가 당시 외부에 많이 노출돼있어 이를 악용한 공격이 가능했던 것으로 봤다. 또한 네트워크 각 구간에 침입 탐지·차단을 위한 보안 장비가 없었으며 전사 차원의 IT 자원 통합 관리 시스템도 부재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LG유플러스가 분기별로 1회 이상 모든 IT 자산에 대한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고 제거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또한 IT자산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시스템 관리체계 전반을 개선하도록 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최근 다양해지고 확대되고 있는 사이버 위협에 보다 선제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 사이버 위기 예방·대응 체계를 개편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현재 개별 사이버위협 대응에 이용되는 기존 탐지 시스템을 ‘사이버위협통합방지시스템’으로 통합 구축할 방침이다. 또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활동하는 해커조직을 선별·추적해 사이버공격이 발생하기 전에 수사기관과 공조해 대응할 수 있는 ‘능동적 추적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각 개별 기업의 침해사고를 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침해사고 정황이나 징후가 명확한 사업자에게 관련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관련 근거를 두기로 했다. 침해 사고가 발생해도 신고하지 않은 자에 대해선 과태료를 기존 최대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침해사고에 대한 조치 방안도 기존 권고에서 ‘권고 또는 명령’이 가능하도록 개정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확대되고 있는 지능적·조직적 사이버 위협에 대비하여 기존 정보보호 체계를 보다 실효성 높은 체계로 강화해 국민들과 기업이 신뢰하는 안전한 디지털 서비스 강국을 구축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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