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신고되자 前 여친 母 보복 살해한 이석준, 무기징역 확정

택배기사로 위장해 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모친를 살해하고 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석준.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성폭행 혐의로 신고 당하자 신변 보호를 받는 전 여자친구의 어머니를 보복 살해한 이석준(27)에게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 금지도 명령했다.

이 씨는 2021년 12월 10일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던 A 씨의 집에 찾아가 A 씨의 모친을 살해하고 당시 13세이던 남동생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범행 나흘 전 A 씨를 감금하고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이 씨는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 씨의 모친이 그를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흥신소를 통해 거주지를 입수한 뒤 택배기사로 위장해 A 씨 집에 침입했다.

검찰은 이 씨에게 1·2심 모두 사형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 씨는 2심에서 "보복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

다만 사형 선고를 내리지 않은 이유를 두고선 "사형에 처해도 할 말이 없을 만큼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도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을 위해 사형선고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는데 이는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다.

한편 이 씨에게 돈을 받고 A 씨의 주거지 정보를 넘긴 흥신소업자 윤모(39) 씨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윤 씨에게 민간인 개인정보를 팔아넘긴 전직 구청 공무원 박모(42) 씨는 특가법상 뇌물 등 혐의로 징역 5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