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유화로 풀어낸 사적만남과 여행, 신화, 미술사, 그리고 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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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오는 6월10일까지 오스트리아 작가 마르타 융비르트(Martha Jungwirth)의 국내 첫 개인전 '염소 눈 마주하기'(Looking the Goat in the Eye)를 개최한다.
완벽히 구상적이지도, 추상적이지도 않은 그의 작품은 자신이 속한 주변 세계를 기반으로, 여행과 미디어, 신화, 미술사 등 다양한 재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다.
작가는 세계를 누비며 수채화를 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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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오는 6월10일까지 오스트리아 작가 마르타 융비르트(Martha Jungwirth)의 국내 첫 개인전 '염소 눈 마주하기'(Looking the Goat in the Eye)를 개최한다.
완벽히 구상적이지도, 추상적이지도 않은 그의 작품은 자신이 속한 주변 세계를 기반으로, 여행과 미디어, 신화, 미술사 등 다양한 재료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다.
회화에 대한 이런 구체적이고 본능적인 접근 방식은 빨갛고, 분홍빛이 감도는 살갗의 색과 마치 멍이 든 듯한 자홍색을 특징으로 하는 작가의 팔레트에서도 잘 나타난다.
융비르트는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활동한 스페인의 화가 프란시스코 데 고야에게 최근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대형 회화 3점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고야의 19세기 초 작품 '정어리의 매장'(The Burial of the Sardine)을 기반으로 한다.
하지만 작가가 그리는 주제들은 항상 식별 가능한 어떤 것을 넘어, 작가가 참고한 재료 이미지의 에너지를 지니며, 작가의 신체와 움직임으로써 구현된다.
실험적인 접근법은 그의 수채화에서도 드러난다. 작가는 세계를 누비며 수채화를 그려왔다. 그리스 섬들의 빛과 풍경의 색채, 지역의 신화와 유구한 역사는 작가 일생에 주요한 영감의 원천이다. 수채화에 나타나는 물감 튄 자국과 소용돌이치는 자국은 수채화라는 매체에 대한 작가의 직관적인 해석을 보여준다.
2019년작 회화 3점은 델로스 섬과 고대 그리스 별자리 중 숫양을 상징하는 양자리에 기인한다.
전시 제목에도 등장하는 '염소'는 기독교의 상징체계에서 악마로 치환되는데, 고야는 여러 풍자화와 동판화에서 이를 담아낸 바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해당 주제를 소환해 관람객으로 하여금 여성을 마녀로 몰고간 이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본능적이고, 얽매이지 않는 창조성을 직면하게 한다.
그에게 여백은 색만큼이나 중요하다. 마치 그림이 이미 존재하는 종이 위에 우연히 내려앉은 하나의 사건처럼 표현하기 위해 수제종이, 오래된 회계장부, 베이킹 판지를 그림의 캔버스로 활용하며, 작업 세계 전반에 걸쳐 보여지는 일종의 '부유상태'를 강조한다.
융비르트는 1988년 '내 안의 유인원'(The Ape in Me)이라는 선언문에서 자신의 회화를 인식가능한 이미지의 형성을 넘어 존재하는 '구어 이전', '기억 이전', '물체 식별성 이전'의 직관적인 공간에 자리한다고 밝혔다.
융비르트는 1940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지금도 빈에서 활동하고 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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