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12년 만의 美 ‘국빈방문’... 공식방문, 실무방문과 다른점은?

김문관 기자 2023. 4. 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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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빈 방문은 예포 21발 발사·의장대 사열 등 ‘최고 수준 의전’
공식 환영식 및 의회 연설, 국빈 만찬도 포함
공식 방문에서는 의전 대다수 생략
실무 방문은 더 생략...정상회담도 환담처럼
尹대통령, 지난 1월 UAE 국빈 방문 이어 두 번째로 美 국빈 방문
세계 최강국 미국은 1년에 1~2회 국빈 방문 허용
韓 정상의 美 국빈 방문은 MB 후 12년 만
취임 후 첫 방미를 국빈 방문으로 소화한 경우는 DJ가 유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가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이 끝난 뒤 발코니에 올라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11시쯤(이하 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잔디광장)에서 예포 21발이 하늘로 발사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올해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검은색 차량에서 내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가 차량 앞에서 이들을 영접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의장대를 사열했다. 의장대 사열 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환영사를, 윤 대통령은 답사를 했다. 윤 대통령이 답사 중 한미동맹을 “정의로운 동맹”이라고 말한 대목과, “자랑스러운 동맹 70주년”이라고 언급한 부분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박수갈채가 터졌다.

이어 한미 정상 내외는 백악관 발코니에서 손을 흔들고 백악관으로 들어갔다. 양국 정상은 80분쯤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철통같은 혈맹’을 강조했다. 이날 공식 환영식에는 6000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고 이는 전 세계로 생중계됐다. 이 같은 풍경은 지난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미국 공식 방문 때는 없었던 것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국빈 방문이었기에 가능했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이명박 전 대통령 후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월 한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하면서 ‘최고의 예우(의전)’를 받기도 했다. 국가 정상의 해외 방문은 국빈 방문, 공식 방문, 실무 방문 등으로 나뉜다. 각각 뭐가 다를까.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과 외교부에 따르면, 국가 정상이 타국을 국빈 방문하는 경우 통상적으로 ▲공식 환영식 ▲정상회담 ▲국빈만찬 등의 일정이 포함된다. 양국 관계와 방문국 특성 등을 감안한 다양한 추가 일정도 준비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내외가 공식 환영식 하루 전인 25일 마련했던 윤 대통령 내외와의 ‘한국전 참전 기념비 방문’과 이어진 ‘친교의 시간’도 그런 성격이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이날 백악관의 응접실 격인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한미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하고, 워싱턴DC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발코니에서 야경을 감상했다.

친교의 시간에서 바이든 내외와 선물을 교환하고 환담했다. 야구를 좋아하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주제로 환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와 글로브, 공인구 등을 선물로 전달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 시각)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를 방문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질 바이든 여사와 나란히 이동하고 있다. /뉴스1

특히 국빈 방문하는 외국 정상이 도착했을 때 공항에 도열병을 배치하고 21발의 예포를 쏘는 환영식, 의장대 사열을 개최한다. 이는 공식 방문에는 생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국빈 방문시 규모가 큰 국빈 환영 만찬과 상하원 합동 연설도 통상적으로 개최한다.

다만 국빈 방문이 아닌 공식 방문일 때도 외빈의 중요도에 따라 국빈 방문 수준의 의전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은 공식 방문이었지만, 국빈에 준하는 의전이 제공된 바 있다.

실무 방문은 의전보다 내용을 중시하는 방식이다. 의전행사가 공식 방문보다 더 많이 생략되며 정상회담도 격식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환담 형태로 간소화된다.

사적 방문은 말 그대로 개인적인 방문이다. 일반적으로 외교부 의전장실이 관여하지 않고 해당 지역국에서 담당한다. 다만 외빈의 중요도 및 공식 일정에 따라 의전실이 관여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관저에서 열린 친교의 시간 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질 바이든 여사와 환담을 나누고 있다. /뉴스1

특히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경우 1년에 통상 1~2차례만 국빈 방문을 허용한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윤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두 번째로 맞이한 국빈이었다.

과거 한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 사례를 보면,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들은 임기 중 통상 3회쯤 미국을 방문했다. 그러나 국빈 방문은 대부분 없거나 한 차례씩만 있었다.

일례로 임기 중 세 차례 미국을 방문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빈 방문 없이 실무 방문으로만 일정을 소화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12년 전 국빈 방미 후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은 국빈 방미가 없었다.

취임 후 첫 방미를 국빈 방문으로 한 경우는 1998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6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만찬에 도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5월 21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회견은 백악관 실내에서 진행됐다. 당시 문 대통령은 미국을 공식방문했다. / AP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 기자회견은 국빈 방문에 따라 공식 환영식이 열린 백악관 외부에서 진행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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