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팅 멜버른, 누구든 맞는 음식, 커피천국, BYO술문화 [함영훈의 멋·맛·쉼]
더 알아가고싶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곳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골드러시의 진원지 멜버른의 호주는 인종,문명,문화,기술,노하우의 집합체이다. 대부분의 생활문화가 각국에서 모여든 이민자의 경험을 모아 최적화된 모습으로 구현된다. 때론 호주 이민자의 나라에서 온 여행자가 “와우, 멜버른 유럽 음식, 우리 증조할머니가 내 어릴적 만들어 준 것과 똑같군요. 아, 요즘은 전통음식도 많이 변했거든요”라고 평할 정도로 때 묻지 않은 100~300년전 전통방식을 고수한다.
그래서 음식 맛은 대체로 많은 나라에서 온 여행자의 구미를 충족시키고, 골라먹는 재미를 더할 정도로 풍족하다.
당연히 거의 모든 호주 음식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다. 동양인 입맛에도 맞춘 서양 스테이크 정식과 가성비 높은 킹크랩의 소스, 호박파스타, 김치 스크램블, 조기양념구이, 크랜버른 미라마의 소고기양념구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멜버른은 2000년대 이후 이민자들에게 가장 관대한 정책을 쓰고, 공동체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 때 다양한 이민자의 노하우를 동원하기 때문에, 호주 내에서도 음식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멜버른의 2000여개 카페는 집집마다 ‘솥 다른’ 풍미를 제공하고, 그리 근사하지 않아도 주민과 여행자가 테라스나 야외 간이의자에서 섞여 정담을 나눌 수 있을 정도로, 내집, 내마을 이웃 같은 편안함을 준다.
술을 마실 땐, 내가 마실 술을 사갖고 갈 수 있는지, 술집 것 만을 마셔야 하는지 명확히 구분돼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주요 레스토랑= 멜버른 도심 길포드레인 캐비넷공장터를 개조한 카페 크림퍼에선 호주의 대표적인 커피 프라우드 메리 커피와 감자튀김, 프라이드치킨 등을 즐기고, 특히 한국 여행객은 여기에 더해, 김치스크램블도 주문할 수 있다. 김치와 서양식의 조화를 도모한 셰프의 창의성에 친근감이 든다.
한국영화 ‘미안하다 사랑한다’ 촬영지인 호지어레인엔 로봇이 운영하는 아이스크림 가게인 니스카(Niska)가 눈에 띈다. 이곳엔 맛있는 커피와 간편식을 신속하게 만들어주는 다인인&테이어웨이 등 출출함을 달랠 나그네 쉼터가 많다.
리틀부르크 거리에 있는 하이어그라운드는 올데이 다이닝 장소는 하나의 공간 속에 층을 달리하며 6개의 예술적 홀 섹션을 보인다. 동서양의 다양한 음식과 퓨전음식을 푸짐하게 준다. 이 집 음식의 구색이 참으로 다양하다.
플린더스 레인의 수퍼노멀은 이름 그대로 특별하고 익숙하다. 서울, 도쿄, 상해, 홍콩 요리의 영향을 받아 아시아적 영감으로 재탄생시킨 미식들이 나온다. 이 식당은 유명한 셰프이자 빌더스암호텔 오너가 최근에 만든 것이다.
모닝턴 페닌슐라, 레드힐사우스에 있는 몬탈토는 와인농장 레스토랑이다. 건축학적으로 아름다운 이 식당 건물은 손님이 들어서는 입구가 농장 밸리의 꼭대기이고 점차 내려가면서 식당이 나오고 올리브 과수원과 와인밭이 이어진다. 몬탈토 에스테이트 자체 와인과 올리브 오일이 매개한 다양한 정통 유럽 요리가 나온다.
빅토리아주 제2도시 질롱에선 1971년부터 어부출신 주인이 신선한 해산물을 즉시 요리해왔던 피셔맨즈 피어를 반드시 들러야 한다. 목포식 유라시아 미식 같은 느낌의 우리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연이어 나온다. 킹크랩이 센터에 선 해산물 한꾸러미는 이 식당의 하이라이트이다. 한국선수로 구성된 호주 프로야구 질롱코리아 연고지인 곳, 코리오 베이(Corio Bay)의 바다 위에 독특하게 자리 잡고 있어 멋진 전망까지 제공한다. 한국을 닮은 건지, 서양문화의 식당 답지 않게 연중무휴이다. 갓잡은 킹크랩 요리는 한국 보다 훨씬 싸다.
멜버른엔 많은 한식당이 있는데 그 중에서 맥킬롭가에 있는 궁을 찾는 현지인들이 많다. 테이블에서 굽는 한국식 숯불 바비큐, 한국식 로스의 장점을 가미한 와규 비프 롤, 앵거스 비프 립 필레, 삼겹살, 숯불 왕새우와 같은 프리미엄 요리를 내어온다. 당연히 불고기, 비빔밥, 전골 등 우리 음식도 늘 준비돼 있다. 블루스톤 벽, 목재 테이블 및 장식용 조명, 고궁 여닫이문 디자인 등으로 품격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BYO술문화= 멜버른 술문화에서 특이한 것은 자기가 마실 것은 자기가 가져오라(Bring Your Own)는 BYO 술집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주류 판매 허가가 없는 레스토랑의 경우 자기가 마실 술을 자기가 가지고 간다. 이런 레스토랑은 문앞에 BYO라는 표시를 해놓는다.
BYO 레스토랑과는 달리, 주류 라이센스를 완비하고 있는 식당이나 펍은 ‘Liquor License’, ‘Fully Licensed’라고 문앞에 표시를 해놓는데 이런 레스토랑에는 술을 가지고 들어가면 절대 안된다. 이런 레스토랑은 내부에 술을 파는 바가 있거나 메뉴에 술메뉴가 같이 나온다.
또한 어떤 레스토랑은 ‘BYO & Fully Licensed’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주류 판매 허가를 가지고 있어 레스토랑이 주류를 판매도 하지만 자기 술을 가져 와서 마셔도 되는 레스토랑이다.
술은 바틀숍(Bottle shop)이라는 주류전문상점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데, 중대형 마트, 슈퍼마켓 주변에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와인의 경우 종이 봉투에 담아 주는데, 호주에서는 거리나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는 경우 병을 가리도록 되어 있다. 위반시에는 벌금을 물수도 있다. 한국산 수입 소주는 한병에 2만5000원 정도 하는데, 바틀숍에선 이와 비슷하게 만든 현지 유사품 ‘찾을수록’ 등도 7000원대에 판다.
▶카페= 멜버른은 2000개 이상의 카페가 있고, 호주대륙의 독특한 건강식생에서 자란 프라우드메리 브랜드, 플랫화이트, 필터 계열 등 다채로운 커피로 유명하다.
‘패트리샤 브루어스’ 카페의 홀은 매우 좁고, 그 대신 카페앞 골목길엔 간이의자, 등받이 없는 나무의자가 곳곳에 있다. 그러나 여행자들과 현지 오피스 레이디, 전문직 남성 등에게 매우 인기가 있는 곳이다.
일본계 이민자가 경영한다. 커피가 만들어지면 직원이 매장 밖까지 커피를 들고나와 손님에게 건넸다. 특히 이곳엔 지성미 넘치는 수트 차림의 직장인들이 많이 보이는데, 알고보면 변호사들이다. 인근에 변호사회관이 있다.
저널 카페는 도서관형 커피전문점이다. 커피와 가정식 요리를 즐기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결합해 음료를 마시지 못하도록 하는 공공도서관의 단점을 해결한다. 긴 커뮤니티 테이블과 책 선반에 설치된 조명은 함께 공부하고 싶어하는 데이트족들을 위한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빅토리아주 관광청은 소개했다.
어디서 왔든 얼굴색이 어떻든 스스럼 없이 대화하고 친구가 되는 멜버른은 ‘각박하지 않은 대도시’의 가장 모범적인 도시이다. 노이지를 없애고 상상력을 키우니 그만큼 뭐든 잘해놓고 산다.
여행하기에 참 편하고, 할 것 많으며, 도심 벌루닝-퍼핑빌리 증기기관차 투어-모닝턴반도 산꼭대기 숲속온천 등 감동적인 킬러 여행콘텐츠도 곳곳에 포석해놓았고, 더 알아가고 싶은 포용적 시민들이 있는 멜버른이다. 브리즈번과 함께 호주 인구증가율 최고로 호주 1위도시를 탈환한 멜버른을 다녀온 지 50일도 되지 않았는데, 또 가고픈 마음이 와락 엄습한다.
▶멜버른 여행 글 싣는 순서= 〈3월18일〉 ▷호주 멜버른 감동여행, 몰라봐서 미안하다 사랑한다 ▷멜버른 문화·예술·축제의 중심 V미술관·F광장 ▷질롱, 빅토리아주 2대 도시의 한국사랑 〈3월19일〉 ▷캐세이퍼시픽 특가로 호주여행..팔방미인 멜버른 여행 리스트 〈3월21일〉 ▷추억을 싣고 청정지역을 달리는 ‘퍼핑빌리 증기열차’ ▷그레이트 오션로드① 멜깁슨이 반한 ‘이곳’…남극의 파도와 서핑·코알라가 반긴다 ▷그레이트 오션로드② “파도의 침식이 빚어낸 웅장함”…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포트켐벨 ▷다채로운 멜버른을 몰라봤다 ‘미안하다, 사랑한다’〈지면〉 ▷옛 영화 한 장면처럼...추억 싣고 나무다리 달리는 증기열차〈지면〉 ▷남극 바람이 말을 걸어오는 곳, 그레이트 오션로드〈지면〉 〈3월24일〉 ▷멜버른, 호주에서 가장 핫한 도시..메리어트 1000번째 호텔 호주 첫 리츠칼튼 멜버른 등장 〈3월28일〉 ▷이민박물관에서 울던 원주민 여학생 ▷세상 어디에도 없는 필립섬 펭귄들의 밤 퍼레이드 ▷금광 노동자 영혼 깃든 퀸빅토리아 시장 〈4월6일〉 ▷샘해밍턴 “멜버른엔 하루에도 4계절 있다” ▷산꼭대기 노천 온천의 감동, 모닝턴 매력 벨트 〈4월12일〉 [도심 랜드마크 여행] ①“멜버른 탐험 플린더스 역으로 가라” ②에펠탑·런던아이 닮은 멜버른 명물들 ③“열공 불가피” 웅장한 멜버른도서관 〈4월20일〉 ▷멜버른 골드러시 시간여행, 그램피언스 에코투어 ▷캥거루 호주머니가 있어서 호주라고?-호주에만 사는 동물 만나는 곳 ▷호주 제1도시 탈환한 멜버른, 가슴 벅찬 풍선여행 〈4.27〉 ▷신비의 붉은 모래..멜버른 두 개의 로얄보타닉 가든 ▷멜버른 샌드링엄 석양, 체리호의 낭만..현지인의 핫플 ▷멜팅 멜버른, 누구든 맞는 음식, 커피천국, BYO술문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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