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진출 美기업, 경제 회복에도 수익 전망은 ‘글쎄’

이윤정 기자 2023. 4. 2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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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중국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정작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곳은 4곳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대외 개방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갈등에 놓여있는 미국 기업들에겐 중국 정부의 러브콜이 크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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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10곳 중 6곳은 올해 중국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정작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곳은 4곳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대외 개방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있지만, 지정학적 갈등에 놓여있는 미국 기업들에겐 중국 정부의 러브콜이 크게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국 밖으로 공급망을 이전하겠다는 기업과 투자를 줄이겠다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27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차이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주중미국상공회의소(암참 차이나)는 회원사 109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2년간 중국 내수시장 회복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5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11월 실시해 지난달 발표한 조사 결과(33%)보다 26%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에 대한 이같은 낙관론이 기업 수익성으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같은 기간 회사의 중국 사업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는 기업은 37%로, 지난 조사보다 4%p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기 회복 전망 확대치보다 6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마이클 하트 암참 차이나 회장은 “수익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그 속도는 상대적으로 미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미국 의회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쟁위원회 회의 중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를 담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로이터

이같은 결과엔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이라는 특수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조사에서 73%를 기록했던 미중 관계에 대한 비관적 견해는 이번 조사에서 87%까지 높아졌다. 최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해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을 만나자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벌였고, 이에 미국이 대응에 나서는 등 양국간 긴장은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 중국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 민간기업의 투자 제한 조치를 추가로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은 양국 관계와 지정학적 위험을 기업이 직면한 5대 위험 중 1, 2위로 꼽았다. 암참 차이나의 중국정책위원장인 레스터 로스는 “(양국 관계가) 언제 개선되기 시작할지 현재로서는 알기 어렵다”며 “(양국 긴장은) 국경 너머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의 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가 실시된 시점이 지난 4월 18~20일이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지난 3월 지도부 개편 이후 경제 회복을 위해 민간 기업의 시장 접근 방식을 개선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대외 개방 정책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미국 기업들은 중국 보호주의 확대, 불분명한 법집행으로 인한 일관되지 않은 규제 해석 등이 또다른 위험요인이라고 밝혔다. 즉 중국의 기업 지원 약속이 미국 기업에겐 크게 와닿지 않고 있는 셈이다.

미중 갈등과 중국 정부에 대한 낮은 신뢰도 등은 중국 내 사업에 대한 투자 의지를 꺾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중국 내 투자 계획이 불확실하다는 기업은 26%로, 투자를 늘리겠다는 기업(24%)보다 많았다. 특히 기술·연구개발(R&D) 부문 기업 중 17%는 투자를 줄이겠다고 했는데, 이는 전 부문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 밖으로 공급망을 이전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응답기업 73%는 아직 중국 내 공급망을 옮길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23%는 공급망 이전을 고려하고 있거나 이미 그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27%는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한다고 했는데, 이는 이전 조사보다 무려 21%p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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