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핵협력그룹' 출범… 나토식 '핵공유체제' 차이는

하종민 기자 2023. 4. 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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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양자협의체 vs. 다자협의체 차이
핵무기 배치 無…나토식 NPG에는 핵무기 배치

[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4.27.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하종민 기자 =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구체화된 확장억제 강화의 방안으로 핵협력그룹(NCG)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핵공유체제(NPG)와 비슷한 협의체를 구성해 미국 핵 자산의 '정보 공유-공동기획-공동실행'에 있어서 우리의 발언권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80분 간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워싱턴 선언에서는 "한미동맹은 핵억제에 관해 보다 심화되고 협력적인 정책결정에 관여할 것을 약속하며, 이는 한국과 지역에 대해 증가하는 핵 위협에 대한 소통 및 정보공유 증진을 통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또 "양 정상은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핵 및 전략 기획을 토의하며, 비확산체제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핵협의그룹(NCG) 설립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한미간 핵협의그룹(NCG)은 핵 관련 논의에 특화된 상설협의체로, 한미 안보당국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핵과 전략무기 운용 계획을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핵협의그룹은 차관보급을 대표자로 하며 분기에 1회씩 만날 예정이다.

한미간 NCG 창설에 따라 DSC(억제전략위원회)는 NCG에 자연스럽게 흡수될 전망이다. 또 시뮬레이션 등 핵운용 연습 기구인 EDSCG(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NCG와 병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26일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자신들의 트위터(SNS)를 통해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 741)의 괌 입항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인도태평양사령부) 2023.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한미간 핵협의그룹은 나토식 핵기획그룹(NPG, Nuclear Planning Group)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보인다. 나토식 핵기획그룹은 나토에 포함된 5개국이 각국에 배치된 미국 핵무기의 계획, 의사결정, 운반 등에 대해 결정하는 협의체다. 한미 NCG가 양자간 협의체인 반면, 나토식 NPG는 다자간 협의체라는 차이가 있다.

또 한미 NCG와 나토식 NPG의 가장 큰 차이는 핵무기 실전 배치 여부다. NPG에 포함된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튀르키예 등 5개국에는 미국의 핵무기가 배치된 상태다. 다만 한미 NCG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기존의 틀을 따르기로 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계속해서 지속적인 의지를 천명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확장억제를 통해 증대되는 북핵 위협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NCG는 핵무기 배치 대신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 등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에 준하는 수준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의 SSBN은 전략폭격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의 '핵 3축'으로 꼽힌다. SSBN의 경우 다른 전략자산과 달리 은밀하게 이동해 정밀한 타격이 가능한 만큼 '억제' 측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B-52H·B-1B 폭격기, 공격핵추진잠수함(SSN), F-22와 F-35 스텔스 전투기, 핵추진 항공모함 등의 미국 전략자산 전개는 지속됐다. 다만 이번 워싱턴 선언에는 SSBN을 포함해 미국의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이 포함된 것이다.

특히 북한은 미사일 기술에 비해 감시·정찰자산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해상의 경우 감시할 수 있는 자산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미국의 SSBN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느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 한미 NCG가 나토식 핵공유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실전 핵무기 배치가 아닌 만큼 북한에 대한 억제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나토의 경우 수십개의 동맹국이 있는데, 몇 나라에 전술핵을 갖다놓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긴장감이 많이 떨어져 있다"며 "가깝고 공공연하게 선제 공격 위협을 가하는 북한에 맞서 더 신속하고 실제적이고 확실한 대응태세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나온게 워싱턴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워싱턴 선언은 북한이 오판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핵 억제력을 발동시키고, 또 오판해 핵 공격을 가해온다면 신속하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핵무기까지 포함해 응징하겠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워싱턴 선언이 문장 상으로는 부드럽지만 한국이 NPT를 준수하고 핵무기 만들지 않는 나라라 할지라도 미국은 북한이 어떤 경우에도 핵을 사용하거나 사용하려 할 때 선제공격으로 그 원점을 사라지게 만들겠다는 미국 대통령의 직접적 다짐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aha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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