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韓영화 잔혹기 탈출"…박서준X아이유 뭉친 '드림', '대외비' 이후 50일만에 흥행 1위 탈환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장항준 감독도, 이하늬, 이선균도 쉽지 않았던 극장가 외화 강세 흐름을 패기의 박서준, 아이유가 뒤집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휴먼 영화 '드림'(이병헌 감독, 옥토버시네마 제작)은 지난 26일 9만3420명을 동원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드림'의 누적 관객수는 시사회 포함 10만1280명으로 기록됐다. 같은 날 개봉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아론 호바스·마이클 제레닉 감독)는 8만9692명(시사회 포함 누적 11만2858명)을 모으며 2위에 랭크됐다.
12일 개봉 이후 줄곧 1위를 지켰던 '존 윅 4'(채드 스타헬스키 감독)는 4만2125명(누적 134만9194명)으로 3위로 2단계 하락했고, 올해 국내 극장가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스즈메의 문단속'(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1만9563명(누적 497만532명)으로 4위에, 1월에 개봉해 무려 네 달째 극장가에 생존 중인 '더 퍼스트 슬램덩크'(이노우에 다케히코 감독)는 9736명(누적 455만3399명)으로 5위를 지켰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시작으로 '스즈메의 문단속' '존 윅 4'까지 연달아 국내 극장가에 골든벨을 울리면서 최고의 특수를 맞이했지만 한국 영화는 좀처럼 면을 세우지 못하며 잔혹한 보릿고개를 이어갔다.
실제로 한국 영화는 3월 7일을 마지막으로 무려 49일간 흥행의 맛을 보지 못했다. 조진웅, 이성민, 김무열 주연 '대외비'(이원태 감독)가 3월 1일 개봉해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상현집결, 그리고 도공 마을로'(소토자키 하루오 감독)와 엎치락 뒤치락 경쟁하면서 간신히 정상의 자리를 지켰지만 3월 8일 '스즈메의 문단속'이 등판하면서 한국 영화의 잔혹기의 서막이 열렸다.
이미 전작으로 강성 팬층을 확보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으로 단번에 1위를 수성하며 괴력을 발휘, 눈 깜짝할새 500만 돌파를 목전에 두며 올해 최고 기록을 세웠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연일 기록 행진을 펼칠 동안 한국 영화는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 이하늬와 이선균 주연 '킬링 로맨스'(이원석 감독) 등이 흥행의 문을 두드렸지만 녹록하지 않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시작된 일본 애니메이션 말 그대로 불타올랐고 '스즈메의 문단속'을 통해 정점을 찍으며 한국 영화에 빈틈을 주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 12일 간판을 내 건 키아누 리브스의 '존 윅 4'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극장가의 외화 장악은 계속됐다.
신드롬의 정점을 찍은 일본 애니메이션 광풍과 시리즈 최강 스케일을 자랑한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까지 국내 극장가에 몰아치면서 한동안 설 자리를 잃었던 한국 영화. 혹독하고 잔인했던 3월을 지나 4월 말미, 어깨가 무거웠던 박서준과 아이유가 답답했던 한국 영화의 흥행 물꼬를 제대로 트며 희망을 안겼다.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드림'이 50일 만에 흥행 정상을 꿰차며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세웠다.
'드림'은 독보적인 흥행 축포를 터트리며 동시기 개봉작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물론, 쟁쟁한 외화 경쟁작을 모두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실제로 '드림'은 한국 영화로는 '대외비' 이후 정확히 50일 만에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해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시사회를 통해 미리 영화를 본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 세례가 폭발적인 예매율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는 중. '드림'을 향한 실 관람객들의 폭발적 입소문이 온·오프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흥행 열기에 힘을 싣고 있다.
첫 술에 배부를리 없지만 '드림'은 한동안 침체됐던 한국 영화에 단비를 내렸다는 것만으로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100만 돌파에 성공한 영화는 설 연휴 개봉해 누적 관객수 172만명을 동원했던 '교섭'(임순례 감독) 단 한 편이다. 이번 주말을 시작으로 5월 1일인 근로자의 날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골든 위크에 '드림'이 쟁쟁한 외화 공세 속 흥행 정상 굳히기에 돌입하고 또 '교섭'의 기록을 뛰어 넘는 메가 히트를 터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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