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 대응 '액션플랜' 구체화…'행동하는 동맹' 구축

기사내용 요약
대통령실 "양국 정상 의지로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
"사실상 미국과 핵 공유하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
70년 동맹, 경제 안보 동맹 넘어 첨단기술 동맹으로

[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4.27. yesphoto@newsis.com

[워싱턴=뉴시스]김지훈 기자 = 한미 정상이 전략자산 수시 전개 등 북핵 도발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구체화했다. 북핵에 핵으로 맞서기 위한 한미 공조 방안을 마련하며 '행동하는 동맹'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또 70년 한미동맹을 경제 안보 동맹을 넘어 첨단기술 동맹으로 나아가는 토대도 마련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확장억제 방안을 구체화한 '워싱턴선언'을 채택했다. 이전의 한미 정상 간 선언이나 성명의 경우 미국이 대북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한다는 정도의 문구가 들어갔으나, 이번 워싱턴선언에는 사례별 대응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워싱턴선언은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해 힘의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게 골자다. 북한 핵공격 시 미국 핵무기 사용해 신속하고 압도적으로 대응하고, 한국 재래식 전력과 미국 핵전력 결합한 공동작전을 기획·실행하는 방안을 협의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략핵잠수함 등 미 전략자산의 정기적 지속적 한반도 주변 전개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워싱턴선언에서 구체화된 확장억제 강화 실행 방안은 과거와는 다르다"며 "핵협의그룹을 출범시켜 핵자산과 여러 상황에 대한 정보 공유하고 그 대응 방안에 관한 공동 기획과 공동 실행 이런 것들을 더 강화하고 구체화해서 북핵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확장억제 협력 방안이 강구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추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북핵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는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핵 전략 무기를 한반도에 주재시키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 가까운 곳으로 핵잠수함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행동'을 예고했다.

[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3.04.27. yesphoto@newsis.com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목적은 북한이 오판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핵 억제를 발동하는 것"이라며 "만에 하나 오판해 한국에 핵공격을 한다면 핵무기까지 포함해 신속하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으로 응징하겠다는 선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미 전략자산 전개 조건에 대한 한미 당국 간 협의, 한반도 전개시 작전의 효율성 여부 등에 대한 논의가 남아 있어 당장 실질적인 이행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미국 현지에 차려진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한미 정상 차원에서 한미 확장억제 운영 방안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공동합의문을 최초로 채택했다"며 "확장억제에 대한 양국 리더십이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고, 한국형 확장억제 실행계획을 담아내면서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을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자평했다. 그는 특히 "우리 국민들이 미국과 사실상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워싱턴선언에 '윤 대통령은 국제비확산체제의 초석인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의무에 대한 한국의 오랜 공약 및 대한민국 정부와 미합중국 정부 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협력 협정 준수를 재확인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이는 여권 일각에서 언급되는 자체 핵무장론과 거리두기를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고 있는 미국 측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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