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못만났던 웜비어 모친, 워싱턴서 김건희 여사 만났다
김건희 여사가 미국 워싱턴DC에서 북한 억류 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를 26일(현지시각)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 웜비어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지 6일 만인 2017년 6월 19일 사망했다. 웜비어의 부모는 2019년 11월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일정상 어렵다”며 거부했다. 웜비어의 모친은 김 여사와 면담한 이후 “김 여사가 진심 어린 태도를 보여줬다”며 “북한에서 일어나는 고통을 막는 일을 돌보고 돕고 싶어 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김 여사는 26일 오후 3시30분쯤(현지시각) 워싱턴DC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에서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를 포함한 북한 인권 관계자들을 만났다.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대사의 사회로 약 1시간 정도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는 정 박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NKFC) 의장, 북한 출신으로 미국에서 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과 컬럼비아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서현씨 남매, 역시 탈북자 출신인 조셉 김 부시연구소 북한 담당 연구원이 참석했다.
신디 웜비어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는 오토를 기억하고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려는 내 노력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며 “김 여사가 이런 면담을 했다는 것 자체가 내게 많은 의미를 갖는다. 정말 지지 받는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또 “윤 정부가 북한인들의 삶의 질을 위해 필요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악(evil)을 향해서는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침묵을 지키면 끔찍한 일들이 일어난다”고 했다.
이현승 연구원은 본지 통화에서 “신디 웜비어씨가 아들 얘기를 하자 김 여사가 너무 가슴 아파했다”며 “지난달 말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도 나눠주며 북한 인권 정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서현씨는 “한미동맹이 지금처럼 북한 인권 문제에 일치된 목소리를 낸 적 없는 것 같다”며 “참석자들에게 큰 고무가 되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한국 대통령이나 퍼스트 레이디가 미국을 방문할 때 북한 인권 운동가나 탈북자들과 간담회를 한 것은 처음”이라며 “김 여사가 이 문제에 깊이 신경 쓴다는 것이 보여서 무척 고무됐다”고 말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뒤 공개된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도 북한 인권 문제가 언급됐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나 정치 안보, 군사 문제를 다룰 때 인권 문제도 포함시키는 것이 무척 중요한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했다.
숄티 의장은 “김 여사에게 지금 중국에 구금돼 있는 탈북자들이 북송되면 처형을 당하게 되므로 이들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며 “김 여사는 모든 참석자가 하는 얘기를 매우 주의 깊게 들었다”고 말했다. 숄티 의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의지를 보이고 나선 것이기 때문에 모든 참석자들은 이를 매우 지지하고 무슨 일이든 돕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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