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보다 지역 의대"…강원도내 의학계열 신입생 절반이 N수생

정민엽 2023. 4. 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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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서울대에 합격해도 지방의대를 진학하는 경우가 반복, 의대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입시 전문업체인 종로학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3 정시 합격선을 보면 도내 의대 합격선은 한림대 285점, 연세대 미래 284점, 강원대·가톨릭관동대 277점 등으로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280점),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272점), 고려대 사이버국방(272점) 등 최상위권 대학 타 자연계열 학과 보다 높게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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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로학원 입시설명회.[연합뉴스 자료사진]

이공계열 최상위권 학생들이 서울대에 합격해도 지방의대를 진학하는 경우가 반복, 의대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본지 취재결과 2023학년도 도내 의학계열(의·치·한)에 입학한 학생은 과반이 N수생(재수생 이상)이다. 49명이 입학한 강원대 의대는 28명(57.1%)이 N수생이고, 102명이 입학한 연세대 미래 의대도 67.6%(69명)가 N수생으로 확인됐다. 한림대 의예과(61%), 강릉원주대 치대(65.1%), 상지대 한의대(72.5%), 가톨릭관동대 의대(69.4%) 등 도내 의학계열 학과 모두 고등학교 3학년보다 N수생 비율이 압도적이다.

의학계열의 인기는 입시 성적에서도 나타난다. 입시 전문업체인 종로학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3 정시 합격선을 보면 도내 의대 합격선은 한림대 285점, 연세대 미래 284점, 강원대·가톨릭관동대 277점 등으로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280점),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272점), 고려대 사이버국방(272점) 등 최상위권 대학 타 자연계열 학과 보다 높게 책정됐다.

교육현장에서는 “재수가 아니면 의대를 갈 수 없다”라는 말마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음에도 지방의대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나타나고 있다.

2022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원주 한 고교의 A학생(당시 고3)은 서울대 수학과와 도내 한 대학 의대에 동시 합격했다. 수학 문제풀이를 좋아한 A학생은 교사에게 서울대에 진학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부모의 권유로 결국 의대에 진학했다.

올해 3월 다른 지역의 한 의대에 입학한 B씨는 장수생이다. 지난 2022학년도 수능 결과 서울대에 충분히 진학할 수 있었으나 2023학년도 수능에 재차 응시했다. B씨는 정시에 합격한 서울대와 지방 의대 중 의대를 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학을 졸업해도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의사’라는 정년 제한이 없는 전문직종이 주는 안정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러시’가 반복되자 교육현장에서는 이를 우려하고 있다.

A학생을 지도했던 교사는 “의대, 치대, 한의대 뿐만 아니라 약대, 심지어는 수의대까지도 초강세”라며 “우수 인재가 한 분야에 몰리는 것은 국가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걱정했다.

대학 입장에서도 우수 자원이 의학계열에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강원대 소속 한 교수는 “수능 성적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는 없으나 상위권 학생들이 전부 의대로 가게되면 타 순수학문이나 첨단기술을 공부할 인재가 줄어들 것”이라 했다.

강원도내 한 국립대 입학 담당자는 “의사는 정년도 없고, 돈을 잘 번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학생, 학부모 모두 희망하는 것 같다”라며 “앞으로도 의학계열 인기는 계속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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