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백련사 대웅보전’, 보물 된다

도재기 기자 2023. 4. 2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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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
“역사적, 학술적으로 지정할 만한 가치 충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이 예고된 전남 강진의 백련사 대웅보전 전경. 문화재청 제공

전남 강진에 있는 ‘백련사 대웅보전’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문화재청이 27일 밝혔다.

백련사는 고려말 원묘국사 요세(1163~1245)의 불교 혁신운동인 백련결사의 현장이자 조선시대 주요 수행 사찰이다. 백련사의 중심 건축물인 대웅보전은 1760년 화재 이후 1762년에 중수한 정면 3칸·측면 3칸의 팔작지붕을 한 단층 건물이다.

문화재청은 “백련사 대웅보전은 18세기 이후 불전 건축이 장식화되는 특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실제 대웅보전의 공포(처마 무게를 받치기 위해 기둥 상부에 올린 부재) 형식과 다양한 무늬를 새긴 세부기법이 화려하다. 또 내부에도 여러 마리의 용과 봉황 등의 조각이 장식돼 있다.

강진 백련사 대웅보전 내부(왼쪽)와 용 조각 장식. 문화재청 제공

대웅보전의 건축 관련 기록이 풍부하고 잘 남아 있어 불교사와 건축사 연구를 위한 학술적 가치도 높다. 대웅보전 중수 기록인 ‘만덕산 백련사 대법당중수기’를 비롯해 ‘만덕산 백련사 중창기’ ‘만덕산 백련사비’ 등이다. 이같은 기록물에서 대웅보전의 중수 배경과 당시 백련사 불사에 참여한 장인들의 계보, 교류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다산 정약용(1762~1836)과 백련사 승려들이 협업해 치밀한 고증을 바탕으로 엮은 ‘만덕사지’도 있다. ‘만덕사지’는 당시 불교계 승려와 유교의 사대부들이 서로 밀접하게 교류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백련사 대웅보전의 현판 글씨는 조선 후기의 명필인 원교 이광사의 작품이며, 법당 내부에는 신라시대 명필 김생의 글씨가 집자돼 있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백련사의 역사는 권력과 민중, 불교와 유교의 상호교류를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대웅보전은 그 한 시기를 예증하는 건물로 역사적·학술적 측면 등에서 보물로 지정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백련사 대웅보전은 30일간의 보물 지정 예고 기간을 거쳐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통해 보물로 최종 지정된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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