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전략핵잠 포함 전략자산 정례 출동…'가시성'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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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the Regular Visibility)을 한층 증진한다는 표현이 등장해 주목된다.
기존에는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확대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주로 '상시배치'나 '순환배치' 등의 용어가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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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에 한국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 가시성'(the Regular Visibility)을 한층 증진한다는 표현이 등장해 주목된다.
기존에는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전략자산의 전개 확대를 강조하는 표현으로 주로 '상시배치'나 '순환배치' 등의 용어가 사용됐다.
이 같은 용어 대신 '정례적 가시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더욱 빈번하게 전개하는 것은 물론, 이를 더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의도까지 담긴 것이다.
이는 전략자산의 노출 빈도를 높여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가중하는 한편, 한반도에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기로 한 데 따른 한국민의 안보 불안을 덜어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워싱턴 선언'에도 언급됐듯이 정례적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는 전략핵잠수함(SSBN)의 한국 기항이 꼽힌다.
SSBN은 핵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이다. SSBN은 타국을 방문하는 자산이 아니며, 위치도 비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전날 미국 태평양함대사령부는 SSBN 741 '메인함'이 보급을 위해 태평양 괌 기지에 입항했다면서 관련 사진 4장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는데, 이를 두고 '워싱턴 선언'에서 SSBN의 한국 기항을 언급하기 위한 사전 조치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현재 14척의 오하이오급 SSBN을 운용하고 있으며, 오하이오급은 1번 함인 '오하이오'가 취역한 1981년 이후 한 번도 한국에 기항한 적이 없다.
본래 SSBN은 먼 바다에서 적을 은밀히 겨냥하는 전략자산이지만, 한국 작전해역에 '전개'가 아닌 '기항'하는 것은 수중 은밀작전보다 정례적 가시성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또 SSBN의 한국 기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 소지를 비껴가면서도 전술핵 배치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핵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치로 꼽힌다.
214급 잠수함인 손원일함의 초대 함장을 지낸 최일 잠수함연구소장은 "미국의 전략자산 중 핵무기를 한반도 영토에 배치하지 않으면서도 핵우산을 현시할 수 있는 전력은 SSBN이 유일하다"며 "SSBN의 한국 방문은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분명히 하는 상징"이라고 평가했다.
SSBN의 한국 기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또는 군사용 정찰위성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감행할 때 대북 경고 차원에서 이뤄지거나, 한미연합연습을 계기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군이 미국의 SSBN과 훈련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연합연습보다는 북한의 고강도 도발을 계기로 한반도를 방문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잠수함 함장을 역임한 문근식 경기대 교수는 "SSBN은 미국의 핵무기지휘소하고만 통신하기 때문에 우리 군이 같이 할 수 있는 훈련이 사실상 없다"며 "북한이 위협 강도를 높일 때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SSBN의 한국 방문에 따른 비용 부담 주체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B-1B 전략폭격기 2대가 한반도에 전개될 때 약 60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SSBN이 한국에 기항할 경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개별 작전 비용을 따로 청구하지는 않겠지만,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빈도가 증가할수록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는 거세질 수 있다.
문근식 교수는 "미국이 공짜로 전략자산을 전개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여기에 청구서가 따른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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