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법정으로 간 디즈니 vs 디샌티스 다툼…대권에 긍정적일까?

론 폴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왼쪽)와 밥 아이거 디즈니 CEO(오른쪽)[AF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26일(현지시간)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가 1년 넘게 이어온 갈등 끝에 론 폴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결국 고소하고 나섰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과 공화당 대권 잠룡의 다툼이 판을 키워가고 있어 이목이 쏠리고 있다.

디즈니는 플로리다 탤러해시 연방법원에 디샌티스 주지사와 감독위원회 위원 5명, 주 정부의 담당 관료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디즈니월드 일대에 지정된 특별행정지구인 ‘중부 플로리다 관광 감독 지구’(CFTOD) 위원회가 이 구역에 대한 통제권을 디즈니에 장기간 부여하는 협정을 무효로 하기로 결정하자 이같이 맞대응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디즈니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자신의 측근들로 구성한 주 감독위원회가 회사의 계약 권리를 침해했으며 이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다툰다. 이에 법원에 주 정부가 강행한 입법 조치가 불법이라고 판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디즈니는 이제 정치적 처벌을 가하기 위해 권력을 무기화하는 국가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또 디샌티스 주지사와 그의 지지자들이 회사가 공화당과 다른 의견을 표명한 것을 구실삼아 회사에 정치적으로 보복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헌법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디즈니와 디샌티스 주지사 간의 갈등은 1년 넘게 이어지는 중이다. 지난해 3월 플로리다주가 초등학교에서 저학년 학생들에게 동성애 등 성적 정체성에 대해 교육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이른바 ‘게이 교육 금지법’을 제정했고, 당시 디즈니의 최고 경영자 밥 채펙이 이에 반대하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우오크(Woke) 디즈니’라고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공격했다. 이어 주의회에 디즈니에 대한 각종 세제 혜택을 박탈하도록 요청하고 직접 법안에 서명했다.

다만 특별지구 해제가 오히려 시민들에게 증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특별지구를 유지하는 대신, 주 정부가 통제할 수 있도록 감독위원회 5명을 모두 주지사가 지명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맞서 디즈니는 주의회가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직전에 자사가 향후 30년간 올랜도 특별지구 일대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게 하는 내용의 협정을 위원들이 교체되기 전의 위원회와 체결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날치기’ 계약에 격분,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디즈니월드 일대) 특별행정지구 중 많은 땅은 디즈니 소유지만 그렇지 않은 부지도 있는데 여기에 주립 교도소를 세울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이처럼 플로리다의 최대 고용주인 디즈니와 각을 세우면서 디샌티스 주지사는 여론의 관심 한가운데로 등장했다. 대선 출마를 앞두고 인지도를 높이고는 있지만 그만큼 정치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무엇보다 공화당 후보로 가장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조차 디즈니가 플로리다에 대한 투자를 줄일 것이라고 경고하며 디샌티스 주지사를 비판했다.

카를로스 쿠벨로 마이애미 출신의 전 미국 공화당 하원의원도 “디즈니에 대한 드산티스의 공격이 한동안은 이해가 됐지만 이제는 사소하고 개인적인 일로 다가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해 이번 디즈니가 건 소송으로 디샌티스 주지사는 공화당 강경파를 제외한 보다 넓은 유권자층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민주당 지지자의 82%와 공화당 지지자의 63%를 포함한 응답자의 73%가 정치적 또는 문화적 입장을 이유로 기업을 처벌하는 법을 지지하는 정치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낮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thin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