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면담 거부당했던 웜비어 유족, 워싱턴서 김건희 여사 만나

박준희 기자 2023. 4.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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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미국 워싱턴에서 탈북 청년들과 함께 북한 억류 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모친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서현 씨도 "북한 인권을 위해 활약해 온 탈북민 및 전문가들, 그리고 너무도 억울하게 아들을 잃은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를 초대해 한국의 영부인이 최초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 자체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김 여사가 개인적으로 인권에 관심이 높은 것도 느낄 수 있었고 그 무엇보다도 안보와 직결되어 있는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려는 현 한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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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국 유엔 대사 사회로 1시간 동안
북한 인권 관계자들 비공개면담 진행
‘北억류 후 사망’ 웜비어 모친도 참석
2019년 방한 당시 文 면담 거부 당해
김건희 여사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에서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오토 웜비어 씨의 모친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미국 워싱턴에서 탈북 청년들과 함께 북한 억류 후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모친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는 이번 만남에서 웜비어 사건에 대해 관심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로 함께 워싱턴을 방문한 김 여사는 26일 오후(현지시간) 워싱턴의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에서 북한 인권 관계자들을 만났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이날 행사는 황준국 유엔 주재 한국대사의 사회로 약 1시간 정도 비공개 면담으로 진행됐다.

또 VOA는 이날 면담에 미국 정부에서 정 박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가 참석했고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NKFC) 의장,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숨진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 씨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에서 북한 인권 운동을 펼치고 있는 북한 출신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 조셉 김 부시연구소 북한 담당 연구원, 컬럼비아 대학원에 재학 중인 이서현 씨 등 탈북 청년들도 자리를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웜비어의 모친 신디는 이날 면담 후 VOA에 “김 여사가 아들에게 일어난 일에 관심을 가졌다고 진심으로 믿는다”며 “김 여사가 미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여사가 진심 어린 태도를 보여줬다”며 “북한에서 일어나는 고통을 막는 일을 돌보고 돕고 싶어 한다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인 프레드(왼쪽 두 번째)·신디(왼쪽) 웜비어가 지난 2019년 11월 22일 방한 당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북한에 의한 납치 및 억류피해자’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스칼라튜 총장도 김 여사가 모든 참석자의이야기와 권고를 경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여사와 윤 대통령 모두에게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런 모습은 매우 고무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한국 대통령의 부인이 탈북 청년 등 북한 인권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진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북한 인권을 개선하겠다는 윤 대통령 부부와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며 “과거에는 이런 일이 없었지 않는가. 미국 국빈 방문 중에 이런 미팅을 한다는 자체가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VOA에 말했다. 또 이 연구원은 이번 면담에서 김 여사에게 “우리가 왜 북한인권을 얘기하는지 설명하고 북한 주민들의 존엄과 가치를 이야기하고 그들의 가치를 지켜주기 위해 다 같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나눴다”고 덧붙였다.

이서현 씨도 “북한 인권을 위해 활약해 온 탈북민 및 전문가들, 그리고 너무도 억울하게 아들을 잃은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 신디 웜비어를 초대해 한국의 영부인이 최초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것 자체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김 여사가 개인적으로 인권에 관심이 높은 것도 느낄 수 있었고 그 무엇보다도 안보와 직결되어 있는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려는 현 한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와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한편 웜비어는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지 6일 만인 지난 2017년 6월 19일 사망했다. 웜비어의 부모는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9년 11월 방한 때 문재인 당시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일정상 어렵다”며 거부한 바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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