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英 새치기에 수단 철수 차질 빚자 ‘분통’

격분한 수단군, 공항이용 막아
독일, 공항 이용 협상에 12시간 허비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무력분쟁으로 민간인들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는 수단에서 영국이 자국 대사관 직원들을 탈출시키려고 일방적인 새치기를 하면서 독일 등다른 국가들의 국민이송 작전이 차질을 빚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독일 정계 소식통들은 유럽 국가들이 지난 주말에 자국민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해 애쓰는 상황에서 영국이 수단 정부군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자국군을 상륙시켰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독일이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수단 수도 하르툼 북부의 공항을 이용해 자국민을 탈출시킬 계획이었으나 영국의 돌출 행동으로 격분한 수단 군부가 공항 이용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소식통 역시 탈출할 수 있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독일 구조대는 공항이용 협상 때문에 최소 12시간 손실을 봤다고 덧붙였다. 또한 영국이 무단으로 수단에 군대를 보내 놓고 나올 때는 돈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영국 국방부는 자국으로 인해 다른 나라 국민들의 탈출이 지연됐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영국이 지난주 현지 대사관 직원들을 탈출시키느라 독일 정부의 자국민 탈출 계획을 지연됐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복잡한 상황에서 진행되는 작전은 늘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라며 "우리는 하르툼 북부 공항 이용을 허락받은 프랑스와 미국, 특히 독일 파트너들과 정말로 긴밀하게 협력했으며 수단군에도 감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단에서는 향후 국가통치 방향을 두고 쿠데타 정권과 준군사조직이 장기적인 내전 우려까지 자극하는 무력충돌을 일으켰다. 치안이 극도로 악화한 까닭에 각국은 자국민을 탈출시키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독일은 하르툼 북부 공항을 통해 모두 6차례에 걸쳐 700여 명을 공수함으로써 자국민 탈출 계획을 마무리했다. 영국은 지금도 이곳을 통해 자국민들을 탈출시키는 중이다.

수단 주재 독일인 탈출 작전이 성공리에 완료되면서 독일 국방부 관리들의 분노는 어느 정도 가라앉았지만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 문제와 관련된 질문에 “그걸 외교적 수사로 어떻게 얘기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영국은 수단이 명시한 규칙을 어겼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