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드림'이 잘 되는 게 저의 '드림'" [인터뷰]

서지현 기자 2023. 4. 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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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 박서준 인터뷰 /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드림'은 제목 그대로 누군가의 '꿈'을 이야기한다. 배우 박서준도 '드림'을 통해 자신의 '드림'을 들여다봤다.

'드림'(연출 이병헌·제작 옥토버시네마)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와 열정 없는 PD 소민(아이유)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연이은 한국 영화의 부진 속 출발하는 '드림' 주연 박서준은 "지금 스포츠 소재로 영화가 많이 나와서 신기하다. 약속한 것도 아닌데 동시간대 개봉한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며 "부담감이 없진 않다. 저도 약 4년 만에 개봉하는 영화고, 촬영 기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기억이 엄청 뚜렷하진 않다"고 털어놨다.

이어 "비슷한 소재, 비슷한 이야기는 어쩔 수 없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만 차이점은 '어떻게 풀어나가고, 어떤 상황이 있고, 어떤 시퀀스들이 모여서 한 작품이 되느냐'다"라며 "그런 차이가 '드림'에도 있다. 어떤 작품이나 다 배우들 호흡이 좋겠지만 '드림'도 오랫동안 같이 한 시간이 있어서 좋은 호흡이 강점"이라고 자신했다.

드림 박서준 인터뷰 /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드림'은 지난 2010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전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에 대해 박서준은 "실화의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보다 조금 더 감정적으로 와닿은 건 홈리스 월드컵의 룰이었다. 5명이 출전하는데 모두가 공격할 수 있고, 수비는 1명밖에 할 수 없다. 처음엔 편파적이라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모든 선수가 골을 넣고, 그 성취감으로 인해 당신도 살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박서준이 연기하는 윤홍대 역할은 창조된 인물이다. 실제로 당시 한국 국가대표 팀 감독직을 지냈던 이는 선수 출신이 아니었다. '드림' 속 윤홍대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유려한 발재간까지 보여줘야 했다.

박서준은 "일단 축구선수로서 보이기 위해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평소에 웨이트를 상체보다 하체 위주로 하거나 태닝도 많이 했다"며 "달리는 장면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많이 준비했다. 나름 공과 친해지기 위해서 스킨십을 굉장히 많이 했다. 안 나가던 조기 축구도 나갔다. 축구에 대한 감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홍대는 1등이 아니라 열등감이 있는 캐릭터라 그 부분은 촬영하면서 많이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박서준은 "경기장에서 뛰는 장면들이 많아 체력적으로 조금이나마 축구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 활동량을 가지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잔디에서 달리니까 잔디가 발을 잡는 느낌이 들어서 잘 안 뛰어지더라. 골대에서 골대를 향해 뛰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그 거리가 약 135m라고 하더라. 그 거리를 상당히 많이 뛰어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실제 축구선수처럼 보일 수 있도록 외형을 빚었다면, 다음은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 대사를 살리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 이에 대해 박서준은 "저의 준비보다 감독님의 디렉션이 중요했다. 감독님이 원하는 리듬과 템포를 따라가기 위해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회상했다.

이어 "저도 처음에는 나름대로 준비했는데 어쨌든 감독님만의 템포가 있었다. 결국 감독님을 점점 관찰하게 됐고, 감독님의 말투를 따라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오케이'를 받을 수 있을지 자꾸 생각하게 됐다"며 "그 안에서도 홍대를 표현하기 위해서 감독님에게 의지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서준은 상대 배우로 호흡을 맞춘 아이유에 대해 "지금 생각해 보면 항상 홍대는 소민이에게 투덜거리고, 짜증 내고, 결국 설득당하고 혼났다. 그런 상황 자체가 재밌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이 생각하신 대로 잘하고 싶었는데 폭염이라 날씨 영향을 안 받을 순 없었다. 어쨌든 아이유 덕분에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좋은 것들을 많이 느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드림 박서준 인터뷰 /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드림'은 단순 코미디물, 혹은 스포츠물로 가름하기 어려운 장르다. 이병헌 감독과 배우들은 '드림'을 '휴머니즘'의 장르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박서준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드림'에서 빅이슈를 판매하는 장면들이 있다. 저도 고등학교 때 빅이슈를 판매하는 분들을 봤고, 저도 구매해 본 적이 있다. 그래서 작품에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서 뭔가 남달랐다"고 이야기했다.

현재 한국 영화들은 연이은 부진 속 위기설을 맞닥뜨리고 있다. 이어 출격하는 '드림'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심지어 박서준은 드라마에 비해 영화 성적표가 다소 부진해 개인적인 고민도 있을 터다.

박서준은 "작품을 선정할 때 흥행 여부에 대한 고민을 한 적은 없다. 단지 제가 잘 소화할 수 있고, 제가 재밌게 할 수 있을지만 생각했다"며 "과정이 더 중요한 것 같다. 과정이 좋으면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행여 누군가가 정해놓은 결과에 이하가 될 수도 있지만, 그것조차 겸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덤덤하게 답했다.

아울러 박서준은 "저도 힘든 순간이 있었다. 오디션을 한창 보러 다니지만 계속해서 낙방을 했고, '이 길이 내 길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다음날 다시 일어나는 게 중요했던 것 같다. 그런 경험들도 제가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박서준은 "제가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본 적이 언제였을까 싶다. 항상 주어진 앞의 일을 소화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을 살아왔다"며 "제 인생의 '드림'은 거창한 것 같다. 지금으로선 '드림'이 잘 되는 것이 저의 '드림'"이라고 인사했다.

드림 박서준 인터뷰 /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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