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퍼 아닌 ‘진라이더’···안우진이 정리한, 그날 ‘6구의 진실’
스위퍼와는 궤적 차이 “스위퍼는 아니다”
스위퍼 시도하다 ‘제3의 구종’ 탄생할듯
지난 25일 고척 KT-키움전에서는 키움 선발로 나온 안우진의 구종 하나가 화제가 됐다. 키움 전력분석팀이 안우진이 던지는 포심패스트볼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이외에 또 하나의 ‘기타 항목’을 만들어 6구를 기입하면서 구종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폭발했다. 안우진이 최근 ‘스위퍼’ 그립으로 테스트 피칭을 한 적도 있는 상황이어서 스위퍼로 특정되기도 했다.
안우진은 현재의 피칭 레퍼토리로도 KBO리그 최고 투수다. 여기에 새 구종까지 장착하려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일이다. 새 구종의 정체성을 놓고 야구 관계자들이 ‘끝장 토론’을 벌이고 있는 풍경이 안우진에 대한 리그의 관심도를 나타내고 있다.
누구나 스위퍼 그립으로 공을 던질 수 있지만 스위퍼가 스위퍼다우려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가 지난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결승전에서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를 삼진으로 잡았던 구종처럼, 홈플레이트를 횡단하듯 옆으로 큰 각을 그리며 들어가야 한다. 사실 옆으로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들은 이따금 던지는 구종이지만, 정통 오버핸드 투수인 오타니가 컴퓨터 그래픽 같은 궤적의 공을 실제로 구현하면서 화제가 된 것이기도 했다.
이를테면 ‘6구의 진실’. 안우진은 지난 2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전날 던진 새 구종에 대해 다시 한번 필요한 만큼 정리했다. “기존 슬라이더와는 그립은 다르게 쥐고 던지고 있다. 그러나 스위퍼는 아니다. 스위퍼 궤적의 공은 아니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일반적인 슬라이드 그립으로 슬라이더를 던진다. 최근 스위퍼를 시도했을 때는, 팀동료 에릭 요키시가 알려준 대로 엄지와 검지를 살짝 벌려 각각의 실밥에 걸치는 ‘투심 그립’을 잡기도 했다. 안우진은 그 과정에서 ‘제3의 구종’을 발현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슬라이더와 다른 그립으로 슬라이더를 던지던 중 다른 궤적의 구종을 찾아내는 과정으로 보인다. 안우진은 “각이 큰 슬라이더”라고 다시 정리했다. 이 대목에서 스위퍼와 가장 큰 차이는 낙폭이 있는 구종이라는 점이다.
어떤 이름이 붙든, 안우진이 각 큰 변화구를 장착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굉장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장 중계를 준비하던 양상문 SPOTV 해설위원은 “안우진은 커브를 던지고 있지만,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피칭을 한다. 완성도 높은 각이 큰 구종을 하나 장착한다면 지금보다 더 무서워질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양상문 위원은 “안우진만의 공에 이름 하나 붙여주면 어떠냐”고 유쾌한 제안도 했다.
안우진이 지금 던지는 새 슬라이더는 안우진만이 던지는 새로운 ‘슬라이더’다. 2000년대 초중반 현대 유니콘스 마무리투수로 특이한 궤적의 슬라이더로 던져 리그를 지배한 조용준의 ‘조라이더’가 떠오르기도 하는 대목. 안우진의 새 구종도 향후 꾸준히 가치가 상승한다면 그만한 이름을 붙을 것 같다. 일단 시작은 ‘진라이더’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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