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이만수의 아름다운 약속 “라오스가 1승만 한다면!”

문영규 2023. 4. 2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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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야구 대표팀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고 있는 이만수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아시안게임에서 라오스가 1승을 한다면 팬티만 입고 라오스 대통령궁을 한 바퀴 돌겠다고 공약했는데, 선수들이 지금 신이 났다."

과거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이자 삼성 라이온즈의 레전드 포수였던 이만수(65)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은 라오스 야구 전도사로 제2의 인생을 살았다. 2014년 야구 불모지였던 라오스에 건너가 팀을 창단했고 이제 어느덧 궤도에 올랐다. 라오스 야구 대표팀은 올해도 문체부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초청으로 현재 한국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이만수 이사장의 라오스에 대한 애정은 여전해 한국 전지훈련 일정에 동행하고 있다. 이만수 이사장은 "오랜만에 선수들을 봤는데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 김현민 감독이 잘 가르친 것 같다. 새로운 선수들도 들어오고 기량이 향상되는 것을 보니 굉장히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라오스 대표팀에게 이번 전지훈련은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중요한 시간이다. 라오스는 지난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했지만, 예선 라운드에서 2패로 탈락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현실적인 목표는 1승이다. 이를 위해 이만수 이사장은 파격적인 공약도 걸었다.

이만수 이사장은 "2007년 SK의 홈 관중 매진을 기념해 그랬던 것처럼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라오스가 1승을 한다면 팬티만 입고 라오스 대통령궁을 한 바퀴 돌겠다고 공약했다."며 "선수들이 지금 신이 나서 의욕에 불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이만수 이사장과 이승엽 두산 감독 (출처= 이만수 이사장 SNS)


■잠실야구장 시구까지…"이승엽 감독, 인성까지 훌륭한 최고의 후배"
지난 22일 두산의 홈 경기가 열리는 잠실야구장에선 라오스 선수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도 있었다. 이만수 이사장의 주선으로 프로야구 경기 시구 시타를 라오스 선수들이 맡게 된 것이다.

왜 10개 구단 중 시구 장소를 두산으로 정했냐는 질문에 이만수 이사장은 "두산의 이승엽 감독은 굉장히 아끼는 후배다.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까지도 타의 모범이 되는 훌륭한 감독이다. 그래서 이승엽 감독이 있는 두산에 연락해서 행사가 성사됐다."고 답했다.

단순히 추억을 쌓기만 했던 시구 행사는 아니었다. 이만수 이사장은 라오스 선수들이 나이가 들면 더는 목표의식을 갖지 못하고 야구를 그만두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관중이 가득 들어찬 잠실야구장의 모습을 보고 선수들이 큰 꿈을 갖길 바랐다.

시구를 담당했던 라오스의 터 흐 선수는 "한국 사람들이 열렬하게 환영해주고 우리 격려해줘서 감사했다. 그렇게 큰 구장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가슴이 너무 뛰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라오스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현민 감독


■1승은 가능할까?…"객관적인 실력은 한국 중3 수준"
현재 라오스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감독은 쌍방울 등에서 프로야구 현역 생활을 한 김현민 감독이다.

김 감독에게 현재 라오스 대표팀의 객관적이 전력을 묻자 "전체적인 전력 우리나라 중학교 3 학년 정도 수준이고 투수 같은 경우에는 고등학교 1학년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감독은 "자체 청백전만 가능하고 연습 경기도 불가능한 여건이며,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훈련도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라며 라오스 현지 여건을 설명했다.

이 때문에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한국 전지훈련은 더욱더 소중한 시간이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 빠른 공을 상대해보고 연습 경기를 치르니 확실히 경기력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다."며 선수들의 실력이 한국에서 부쩍 늘었다고 밝혔다.

비록 우리나라 중학교 엘리트 선수들을 상대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라오스 대표팀이지만 아시안게임 1승이 아예 불가능한 꿈은 아니다. 아시안게임 예선 라운드에 나오는 팀들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도 라오스는 예선 라운드에서 스리랑카에 10-15로 졌다. 예선 라운드에 나오는 상대들이 절대 이기지 못할 수준은 아니란 것이다. 이만수 감독의 공약 실천 여부는 대회까지 남은 기간 선수들의 노력에 달려있다.

문영규 기자 (youngq@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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