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핵무장론 잠재우기에 역점둔 확장억제…미 정책은 변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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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6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을 통해 북핵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확장억제 강화 조치를 내놓았지만, 미국의 핵 정책 자체에는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이날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은 "미국은 미국 '핵 태세 보고서'(NPR)의 선언적 정책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모든 가능한 핵무기 사용의 경우 한국과 이를 협의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명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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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6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에서 채택한 '워싱턴 선언'을 통해 북핵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기 위한 확장억제 강화 조치를 내놓았지만, 미국의 핵 정책 자체에는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이날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은 "미국은 미국 '핵 태세 보고서'(NPR)의 선언적 정책에 따라 한반도에 대한 모든 가능한 핵무기 사용의 경우 한국과 이를 협의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작년 10월 내놓은 NPR 공개본에 따르면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핵무기의 근본적인 역할은 미국과 동맹·협력국에 대한 핵 공격 억제"라면서 "미국은 미국이나 동맹·협력국의 핵심 이익을 방어하기 위한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NPR은 이런 선언적 정책에 대해 핵 사용에 대한 "아주 높은 기준"을 유지하고, "동맹과 협력국에 확신을 심어주며 동시에 적의 판단 사고를 복잡하게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는 핵무기는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사용할 것이며 동맹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되 미국이 정확히 어떤 상황에서 핵무기를 사용할지를 적이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게 정책 의도라는 의미입니다.
미국 정부의 이런 정책을 고려하면 한때 국내 일각에서 거론됐던 '북한의 핵 공격에 미국이 핵으로 보복한다'는 문안은 애초부터 선언에 포함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핵 공격에 핵으로 맞대응한다고 못 박을 경우 '모호성'을 포기해 북한이 미국의 의도를 더 쉽게 가늠할 수 있게 되며 확장억제 수단을 오로지 핵으로 국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한 듯 워싱턴 선언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는 핵을 포함한 미국 역량을 총동원하여 지원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NPR은 "국가별로 특화된 전략과 계획, 확장억제"를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말한 '북한의 핵 공격 시 정권 종말'도 국가수반이자 군 통수권자인 미국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는 의미가 적지 않지만 이미 NPR에 담긴 내용입니다.
또 NPR에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확장억제 노력으로 동맹과 확장억제 협의 및 정보 공유 강화, 탄도미사일 핵잠수함 기항과 전략폭격기 비행 등 전략자산의 가시성 확대, 동맹의 재래식 전력 활용 등 워싱턴 선언에 담긴 조치도 명시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국이 미국의 확장억제 정책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지만 사실상 새로운 게 없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옵니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워싱턴 선언'으로 미국의 국방정책이 핵무기 중심으로 다시 변화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확장억제는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지금 수준의 확장억제가 이미 충분한 수준이라 정책 자체를 바꿀 필요는 없으며 일반 한국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도록 정책적 신뢰감을 주고,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한국도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절박한 인식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춘 듯합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확장억제는 '인식'(perceptual) 요인이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미국의 선언적 정책이 우리가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고 필요한 만큼 강력하다고 전적으로 믿지만, 김정은의 핵 위협 속에서 사는 한국 국민 일부가 (확장억제에 대해) 불안해할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핵협의그룹과 연합훈련 등 선언에 담긴 조치는 "사실 한국 정부뿐 아니라 한국민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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