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아이들, 문제는 사교육?
현재 우리나라는 역대 최저 출산율을 갱신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1만 9939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66명(3.7%) 감소했다고 한다. 이는 월간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1년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적은 것이라고 한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87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으며 월간 최저치는 지난해 12월에 기록한 1만 6803명이었다고 밝혔다. 정부와 각종 시민 단체들의 출산 장려 대책에도 불구하고 왜 좀처럼 아이가 늘지 않을까?
한 전문가에 따르면, 대한민국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원인을 두 글자로 정의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학원'이다. 최근 결혼을 하지 않는 젊은 세대들이 늘어나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고 생활하는 소위 '딩크족'의 증가도 원인이 될 수 있겠지만, 가임 연령의 부모들이 아이를 원하는데도 출산을 망설이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사교육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나는 아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이 부분이 크게 공감 가지는 않았다. 어린이집 비용은 나라에서 지원이 되었고, 사립 유치원 역시 개인 비용이 들어가긴 하지만 특별히 방과 후 교육에 많은 비용이 추가되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가 학교에 입학한 순간부터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물론 학교에서도 방과 후에 다양한 수업 들을 선택할 수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하지만 인원과 과목에 제한이 있어 아이의 부족한 학습을 대체하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나 역시 방과 후 프로그램을 신청하려고 해봤지만 시간과 장소의 제약 때문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사교육 보다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처음에는 학교를 마치고 무작정 놀이터로 갔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놀이터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아이들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일부 있다고 하더라도 학원 가는 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잠깐 대기하거나 학원과 학원 이동 사이의 휴식 시간 정도였다. 맞벌이 가정의 부모들은 차라리 돌봄 신청을 할 수 있어 저녁 시간 전까지 학교에 맡길 수 있지만, 부모 중 하나가 아이를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방과 후 돌봄은 신청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저학년 아이들은 수업이 끝나면 늦어야 2시 전후이다. 그 시간부터 저녁까지 친구도 없는 놀이터에서 마냥 혼자 놀게 할 수도 없고, 아이도 계속 심심하다고 투정을 부리며 본인도 친구들이 다니는 학원에 다니게 해 달라고 조른다. 아이를 위해 선택한 자유 시간이었는데 아이 스스로 거부하게 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가 원하는 학원 한두 곳을 골라 보낼 수밖에 없고, 그렇게 나가는 사교육비는 생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주변에서 지금이라도 동생을 낳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를 하면 항상 마음이 흔들리는 편이었는데, 현재 아이의 교육비가 차지하는 부분을 생각해 보면 더 이상 아이를 키울 여력이 없을 것 같다. 만약 두세 명의 아이를 지금과 똑같이 키우려면 교육비가 더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이를 위해 부부가 함께 맞벌이를 하게 되면 아이들은 또 다시 사교육에 맡겨져야 하는 것 아닌가!
국가적인 저출산 위기 문제가 한 가지로 정의될 수 있는 부분은 아니겠지만, 대한민국의 출생률 저하의 원인은 '학원'이라고 단정 짓던 전문가의 말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나날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당장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보다 다양한 교육을 받고 좋은 환경에서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다. 국가의 미래가 어쩌면 오늘날의 인구 문제에 있을 지도 모르겠다. 부디 부모들의 현실적인 의견 수렴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이뤄졌으면 좋겠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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