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미국과 핵공유…핵잠수함 배치" 워싱턴 선언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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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답사 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박수받고 있다. 2023.04.27.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발표된 '워싱턴 선언'에 따른 효과를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유사시 즉각 핵 보복이 가능한 핵잠수함을 한반도에 '아주 자주' 배치하는 등 미국과 일련의 전략 자산 운용을 정기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강력한 대북 억지력 확보라는 목표와 달리 중국을 자극할 우려도 제기되지만 미국은 사전에 '워싱턴 선언'의 내용을 중국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며 사전에 양해를 구한 셈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6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미국 핵무기 운용에 대한 정보공유와 공동계획 메커니즘을 마련했다. 국민께서 사실상 미국과 핵을 공유하는 것처럼 느끼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확장억제(핵우산)의 획기적 강화를 담은 워싱턴 선언은 핵 관련 논의에 특화된 최초의 상설협의체, 핵협의그룹(NCG) 신설이 핵심이다. 김 차장은 "앞으로 한미 안보 당국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핵과 전략무기 운용계획을 논의한다"며 "유사시에 우리나라의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하는 확장억제 공동기획과 공동실행 계획을 세우고 즉시 양 정상에게 보고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이 특정 동맹국과 함께 핵자산 운용 등을 협의하는 상설협의체를 만들고 선언문 형식으로 명시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집단안보체제가 있지만 오늘날 긴장감은 상당 부분 떨어졌으며 실질적 위협 측면에서는 한반도와 비교가 안 된다는 평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특정한 하나의 동맹국에 핵 억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구체적인 플랜을 담아서 선언하고 미국 대통령이 약속한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

[워싱턴=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의장대 사열을 한 뒤 교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04.27.

NCG는 한미 국방부의 차관보급 협의체로 구성된다. 장관이나 차관급보다 실무에 정통한 담당자들이 머리를 맞대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회의 주기는 1년에 4번, 올 연내에 2~3차례 열릴 예정이다.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 등 유사한 다른 협의체는 NCG로 흡수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궁극적으로 NCG가 확장억제를 논의하는 가장 실질적이고 권위 있는 협의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주요 전략자산의 운용계획이 NCG에서 논의된다. 이 관계자는 "NCG 협의사항에 당장 몇 주내에 한반도에 전개될 핵잠수함이나, 미국이 전략자산을 괌 기지라든지 등에 수시로 이동시키고 배치하는데 이런 것들이 포함된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핵잠수함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다. 이 관계자는 "전략자산은 전략폭격기, 핵잠수함,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세 가지다. ICBM은 옮기기 힘들고 핵잠수함은 은밀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적국이 알아내기 힘들고 즉각 핵 보복이 가능한 무기체계"라며 "이런 전략자산을 거의 정기적으로 아주 자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이 합치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을 의식한 조치도 사전에 취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기 하루 이틀 전에 중국에 사전 설명을 했다"며 "중국과 이것은 직접 충돌요인이 아니며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동맹 차원의 대비다, 중국은 우려하거나 아무 문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겠다는 취지로 사전에 (미국이) 브리핑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워싱턴DC(미국)=박종진 기자 fre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