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년 된 여신 조각상에 크레용 범벅…英어린이들 낙서에 '발칵'

영국 우스터셔주 크롬 코트 박물관에 있는 230년 된 조각상이 지난 8일 파란색 크레용으로 훼손됐다가 현재는 모두 제거됐다. /사진=BBC 갈무리

영국의 한 박물관에 있는 수백 년 된 조각상이 아이들 낙서로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다.

23일(현지 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우스터셔주 우스터에 있는 '크롬 코트' 박물관에 있는 230년 된 조각상이 지난 8일 낙서로 훼손됐다.

이 조각상은 1802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물의 여신 나이아데와 세브린강의 여신 사브리나의 모습을 형상화한 문화유산이다.

매체에 따르면 이 조각상 얼굴과 팔 그리고 몸통 전체에 낙서가 가득했다. 뿐만 아니라 조경 건축가 카파빌리티 브라운 기념비도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낙서에 사용된 파란색 크레용은 부활절 기간 크롬 코트에서 이곳에 방문한 어린이 동반 가족들에게 제공했던 체험용 필기구로 알려졌다. 당시 이 가족 체험 코스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모여 인산인해를 이루며 통제가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롬 코트 박물관의 전반적 운영을 담당하는 영국의 문화유산 보존을 위한 자선단체 내셔널트러스트는 측은 훼손된 조각상 복원과 박물관 대청소를 위해 관람객 출입을 일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현재 조각상에 그려져 있던 낙서는 모두 제거됐지만 카파빌리티 브라운 기념비 등은 여전히 청소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다"며 "현재까지 수백만 명이 방문했지만 이와 같은 사건은 매우 드문 일이다"고 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