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돌아온 엄마, 아이는 행방불명” 케냐 ‘아사’ 사이비 종교 미스터리
‘굶어 죽어야 예수를 만난다’는 말을 믿고 금식을 이어가다 집단 변사한 케냐의 사이비 종교 신도가 90명으로 늘었다. 이 지역에서 300여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되는 가운데, 아이들이 실종됐다는 사연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26일(현지시각) 현지 일간 데일리네이션 인터넷판에 따르면 중부 메루 출신의 스티븐 므위티는 결혼한 지 10년 된 아내 조안 바하티가 8개월 전 다섯 자녀를 모두 데리고 샤카홀라로 떠난뒤 실종됐다고 전했다.
샤카홀라는 신도들에게 굶어 죽어야 천국 간다는 믿음을 주입해 집단 아사하게 만든 사이비 목사 매켄지 은텡게가 운영해 온 ‘기쁜소식 국제교회’ 인근 800에이커(약 323만7000㎡)의 삼림지대다.
바하티는 TV채널에서 ‘기쁜소식 국제교회’ 교주의 설교를 접한 뒤 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게 됐다고 한다. 샤카홀라로 떠나기 전엔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고 해 므위티씨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실제로 수많은 케냐 어린이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케냐 경찰은 샤카홀라 일대에서 전날까지 모두 90구의 시신을 발굴했다. 발굴된 시신의 50~60%가 어린이로 알려졌다. 발굴된 시신 대부분이 아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이들 중 일부가 살인의 희생자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지 적십자사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실종 신고된 사람만 311명이며 이중 아동이 150명이라고 밝혔다.
서부 무미아스 지역에 사는 존 무홀로의 자녀 4명도 4주 전 실종됐다. 2~12세의 아이들을 데려간 그의 아내는 이번 수색 과정에서 혼수상태로 구조돼 의식을 되찾았으나 아이들의 행방은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부인은 금식에 들어갈 때 금식하지 않는 다른 여성의 손에 아이들을 맡겼다고 말했다.
무홀로는 아이들이 은텡게 목사의 교회에서 굶어 죽거나 살해당한 수백 명의 사람들 중 한 명일지도 모른다며 우려했다.
아이들의 친할머니 스콜라스티카 시리아는 “아이들에게 금식을 강요하고 금식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구타당해 죽었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이들이 살해당했을까봐 두렵다”며 “엄마가 단식을 시작하기 전에 자녀를 죽인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은텡게 목사는 2017년 신도들에게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말라고 강요한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다. 지난달에도 부모가 2명의 아이를 감금하고 굶겨 죽인 사건에 연루돼 구속기소 됐으나 10만 실링(약 97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은텡게 목사에 대한 집단학살 관련 법원 심리는 내달 2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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