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법원, ‘도로 점거’ 기후활동가에 첫 징역형 선고

[앵커]

베를린 법원이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인 기후 활동가에게 처음으로 집행유예가 아닌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활동가들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다시 시위에 나서는 일이 반복되자 처벌을 강화한 겁니다.

베를린에서 유호윤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지 시각 26일 독일 베를린 법원이 기후 보호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 소속 활동가 24살 마야 윈켈만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마야 윈켈만은 시위 과정에서 베를린 미술관에 전시된 미술품에 손을 붙이고, 도로를 점거하는 등 공무집행방해와 공공자산 훼손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고 앞으로도 같은 방식으로 시위에 참여할 거라고 밝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었다며 징역형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며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베를린 법원이 기후 활동가에게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활동가들이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다시 시위에 나서는 일이 반복되자 법원이 처벌을 강화한 겁니다.

마지막 세대 활동가들은 지난 24일에도 베를린 주요 도로 30곳 가까이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는 등 최근 들어 시위 강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심각성을 알린다는 뜻에는 공감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들의 과격한 시위 방식이 기후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는 비판도 거셉니다.

낸시 페이저 독일 내무장관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런 시위는 절대 이해할 수 없으며, 기후 위기는 민주주의적인 방법으로만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세대 측은 앞으로도 도로 점거와 정부 항의 행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호윤입니다.

영상편집:사명환/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서호정

유호윤 기자 (liv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