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이 ‘극한직업’만큼 안 웃기다고요?”[편파적인 디렉터스뷰]
1. ‘드림’은 웃겨야만 하는가.
2. 이병헌 감독 작품은 B급이다?
3. 아이유·박서준으로 꾸려진 이유는?
이병헌 감독에겐 ‘극한직업’은 견뎌내야 할 왕관의 무게다. 1626만 명이 관람하며 역대 국내영화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한 덕분에, 신작이 나와도 늘 비교 대상일 수밖에 없다. 영화 ‘드림’도 그렇다. ‘극한직업’과 비교되는 평가들이 나오자, 이 감독은 최근 SNS에 “이 영화의 핸디캡은 홈리스가 아닌 이병헌 감독이었다.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도 얼마큼 웃기냐 신박하냐로 평가 받는 감독이 되어 있었고, 비교 작품은 유사 장르의 다른 영화가 아닌 ‘극한직업’이 되어 있었다”라고 토로해 화제가 됐다.
“술 먹고 쓴 글은 아니에요. 강아지 산책하고 기분이 굉장히 좋을 오전에 쓴 건데요. ‘극한직업’과 비교가 따라다녀서 부담이 있었어요. 영화라는 게 공동작업인데, 이 작품은 ‘극한직업’ 제작진이 만든 게 아니거든요. 나때문에 괜히 그런 평가를 받는 것 같아서 가볍게 쓴 말이었어요. 그런데 무겁게 유통되더라고요.”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이병헌 감독은 ‘드림’에 대한 확신이 남달랐다. 구상한지 8년 만에 내놓는 영화인 만큼 작품을 보는 이들이 소외된 자들에 대한 생각을 한번쯤 환기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드림’은 코미디 영화인가, 아닌가
‘극한직업’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걸 알지만, 이 감독은 ‘드림’이 전작과는 노선을 달리 하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전작은 신경쓰지 않는 편이에요. 끝나면 그냥 ‘그건 그거다’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든요. ‘드림’도 마찬가지고요. 2010년 ‘홈리스 월드컵’이 소개된 걸 TV로 봤는데, 나는 그동안 이걸 왜 이렇게 몰랐을까 싶어 미안했어요. 소외된 곳을 돌아본다고 했는데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몰랐을까란 마음이 들었죠. 이걸 영화로 만들어서 제 감정을 잘 전달한다면 의미와 재미를 다 잡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그래서 8년이나 붙잡을 수 있었고요. 사실 초고에는 코미디 요소가 훨씬 많았는데, 일단 코미디를 꽉 채운 다음에 스태프와 회의하고 모니터 하면서 걷어냈어요. 이 과정에서 빠지게 돼 스태프들이 아쉬워 하는 장면도 꽤 있었고요. 하지만 영화 전체 완성도를 위해 선택을 해야 했어요. 완성하고 나니 제가 한 작품 중 가족이 함께 봐도 방해 요소가 전혀 없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단한 영화는 아니어도 가족이 함께볼 수 있는 영화였다는 평가를 듣고 싶기도 하고요. 기대하는 스코어요? 1700만명 정도? 하하. 이왕하는 거 1등하면 좋겠지만 그건 안 될 것 같고, 손익만 넘겼으면 좋겠습니다.”
■B급 평가에 대하여
그의 작품엔 ‘B급 코미디’란 수식어가 붙곤 한다.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제가 의도한 적은 없어요. 전 열심히 A를 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B라고 하더라고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한다면, 뭐 상관은 없어요. 전 정말 열심히 A를 하고 있으니까요.”
‘이병헌 표 코미디’란 말에 대해서도 생각을 내비쳤다.
“부담이 당연히 있어요. 난 영화인인데 웃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왜 이렇게까지 느끼는 걸까 혼자 웃기도 하고요. 한편으론 그런 수식어나 평가는 관심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상업영화를 하는 사람에게 그런 관심은 정말 고마운 거잖아요. 그런 부담감을 즐기려고 합니다.”
■애초 캐스팅이 어려운 작품이었다?
놀랍게도 한때 이 작품의 캐스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홈리스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재미와 진정성을 함께 전달할까 생각했어요. 극 중 ‘홍대’(박서준)과 ‘소민’(아이유)은 따지고 보면 조연이고, 주연은 홈리스 축구단 선수들이거든요. 당연히 캐스팅이 어려었죠. 배우들이 더 잘 알거예요. 캐릭터도 약하고 분량도 크지 않다는 걸. 투자사에선 ‘홍대’와 ‘소민’의 서사를 더 키우라고도 했지만, 전 그게 전혀 타협이 안 되더라고요. 그러다 아이유와 박서준이 이 이야기가 가진 힘에 동의해줬고 타이밍이 잘 맞아 캐스팅하게 됐어요. 재밌는 건, ‘소민’이 원래 ‘홍대’보다 누나로 설정됐는데 아이유를 캐스팅 1순위로 올려놨더라고요. 오로지 제작진이 팬심으로 올린 거라고 해서, ‘그럼 시나리오 한 번 넣어봐. 만약 긍정적이면 내가 고칠게’라고 했죠. 정확히 일주일 뒤에 제가 시나리오를 고치고 있었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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