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사지는 않았지?”...어제는 50% 폭락, 오늘도 30% 떨어졌다

이상덕 특파원(asiris27@mk.co.kr) 2023. 4. 27.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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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리퍼블릭 은행 또 폭락
뉴욕증시서 29.75% 떨어져
“정부라는 인공호흡기에 의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있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지점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가 또다시 30% 가까이 폭락했다. 미국 정부 지원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 불안감이 확산한 것이다.

26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티커 FRC)는 전 거래일 대비 29.75% 급락한 5.69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 49.38% 급락한 데 이어 날개 없는 추락이다.

이날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가 거듭 폭락한 까닭은 미국 정부의 지원이 없이는 이 은행이 생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백악관과 재무부는 앞서 “오픈뱅크(Open Bank) 구조 아래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을 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재무부가 추진하는 오픈뱅크 프로젝트는 특수 목적 법인을 설립해 은행이 보유한 부실 대출인 수중 대출(Underwater loan)을 매입하는 것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발표는 오히려 염려감을 키웠다. 앞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직전 분기에만 720억달러(96조3360억원)에 달하는 예금이 인출됐다고 밝혀 불안감을 키운 바 있다. 닐 홀랜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월에 여러 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우리 은행이 전례 없는 예금 유출을 경험했다”면서 “신속하게 움직이고 고품질 대출과 증권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해명했다. 해당 은행의 주당순익(EPS)은 줄곧 내림세다. 2022년 3분기 2.21달러에서 4분기 1.88달러로 하락했고 올 1분기 1.23달러로 떨어졌다. 올 1분기 시장 전망 평균치인 0.97달러 보다는 높았지만 막대한 예금 인출이 투자자 심리를 불안하게 했다. 앞서 분석전문가들이 전망한 1분기 예상 예금액 평균치는 1450억달러(약 194조원)였는데, 이 보다 크게 낮았기 때문이다.

주가 전문 매체인 시킹알파의 에우제니오 카토네 분석가는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현재 상황은 식물인간 상태에 있는 사람이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살아 있는 것과 같다”면서 “미국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해당 은행은 연방준비제도의 할인 창구를 통해 추가로 120억달러 정도를 차입할 여력이 있다. 문제는 연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도 이를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여부다. 현재 은행들은 연방준비은행 등에 대한 대출금에 대해 평균 3~4.9% 이자 비용을 지급하는데 소비자와 기업 대출로 벌어들이는 평균 이자 수익은 3.7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중앙은행 지원을 받더라도 수익 개선이 어렵다는 평가다.

KBW 나스닥 지역 은행 지수는 1.03% 하락한 데 반해 SPDR S&P 지역 은행 ETF는 0.61% 상승했다. 지역은행 주가가 혼조세를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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