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택시2’ 작가 “이제훈→신재하와 작업, 인복 많은 것 같다”[MK★인터뷰]
오상호 작가가 ‘모범택시2’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소감을 밝혔다.
배우 이제훈, 김의성, 표예진, 장혁진, 배유람, 신재하 등과 함께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는 피해 사연의 리얼리티, 응징의 카타르시스, 무지개 운수 식구들의 유사가족 케미 등 시즌1의 매력적인 요소들은 고스란히 살리고, 경쾌해진 연출과 버라이어티해진 부캐플레이, 더욱 신박해진 ’눈눈이이 복수법‘ 등으로 호응을 얻었다.
또한 피해 사례의 성격과 빌런을 향한 복수 방식에 따라 드라마의 장르까지 자유자재로 변주하며 전 시즌과는 차별화된 재미를 이끌어냈다.
Q. ‘모범택시2’가 흥행을 거둔 것에 대한 소감은?
시즌1 때 시청자분들이 보여주신 관심과 응원이 있었기 때문에 시즌2가 만들어질 수 있었는데, 시즌2도 많이 사랑해주셔서 그저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Q. ‘모범택시2’ 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모범택시는 우리시대의 우화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을 풍자하고 해학을 통해 부조리와 대항하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범죄오락 장르의 미덕을 살리되, 회피하거나 겉돌지는 말자라는 나름의 기준을 정해두었습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어느정도까지 찌르고 들어가는 것이 최선일까를 고민했던 거 같습니다.
시즌2의 키워드는 ‘부캐의 향연’ 그리고 ‘기억’이었어요.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게 있다는 것을 중심 메시지로 놓고, 우리가 한켠에 묻어두고 넘어갔던 사건들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고민을 담아 시즌2의 에피소드들을 정하고 작업했습니다.
다시 만나게 되어서 너무 반갑고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작업하는 내내 작업실에 배우들 사진을 붙여놓았는데 볼때마다 의지가 되었어요.
인복이 좀 많은 거 같아요. 배우들이 무조건적으로 저를 믿어줬어요. 대본을 건네면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란 의견도 없었어요.
“대본에 무엇이 있든 나는 그걸 해내는 걸 보여주겠다.” 제훈씨가 저한테 한 말이에요.
표현은 안 했지만 다른 무지개 식구분들도 마찬가지 였던 거 같아요. 작가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영광이자, 동시에 부담이 되기도 했었어요.
이런 엄청난 믿음을 보내는 분들께 보잘 것 없는 대본을 내밀 수는 없으니까요.
이제훈 배우의 고민과 노력이 만들어낸 부캐플레이들은 저에게는 정말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도기 외에도 장노인으로 분한 김의성배우, 신혼커플로 큰 매력을 발산했던 표예진배우, 순백교도로 위장한 배유람배우, 법사도우미로 위장해 맹활약을 펼쳤던 장혁진배우까지도 부족했던 대본의 빈부분을 넘치게 채워주셨어요. 다시한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며 항상 감탄했던 순간은, 오프닝에 무지개 식구들이 일렬로 나올때, 시골에서 모든 멤버들이 현장에 투입돼 활약을 시작할때, 의료사고 에피에서 모든 멤버들이 병원에 잠입해 들어올때. 다섯 멤버들이 하나가 돼서 걸어올때마다 늘 벅찬 느낌이 들었어요.
온하준은 복잡하고도 단순한 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싸워서 이기는 것만이 정답이라는 방식으로 길러진 아이, 그 안에 뭔가 소중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막연한 공허함을 가진 캐릭터.
이런 캐릭터를 통해 무지개 택시를 추격하는 의문의 세력, 그리고 시즌2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것이 있다”는 의미를 집합적으로 담아내고자 했어요.
신재하 배우가 가진 선악을 오가는 얼굴과 눈빛이 온하준을 완성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무지개 운수 다섯명이 없는 모범택시는 상상하기 힘들어요. 반대로 이 다섯명이 함께라면 더없이 즐거운 작업이 되겠죠. 무지개 운수 식구들이 다시 가자고 하면 저는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할 거 같아요.
Q. 표예진과 이제훈의 러브라인이 그려지는 것 같았는데, 이런 감정을 추가한 이유가 있다면?
러브라인이라고 하기 보다는, 가족보다 끈끈하고 사랑보다 애틋한 연대가 아닐까요?
뭐, 두 남녀가 마지막에 어떻게 될 지는 누가 알겠어요. 끝은 도기랑 고은. 두 사람만 알겠죠.
Q. 시청자들 반응 중에 시즌제를 이끌어가면 힘이 된 댓글이 있다면?
한 시청자 분이, 자살을 생각하던 와중에 우연히 모범택시를 보고, 모범택시가 끝날 때까지만 살아있자는 생각을 했다는 글을 읽었어요. 그러다 시즌2를 기다리게 되었고, 아직 살아서 글을 쓴다, 위기를 넘겼다는 요지의 글을 읽었습니다. “죽지말고 전화하세요”라는 메시지가 한분에게 가 닿았다는 것이 뭉클했고 힘이 되었습니다.
Q. 복수를 그리면서도 조심스러운 부분들이 있을 것 같다. 신경 쓴 부분은?
시즌1에서는 피해사실을 묘사할 때, 너무 잔혹하거나, 피해 묘사에 2차 가해적 요소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시즌2에서는 피해사실 묘사보다도 부캐 플레이에 힘을 주었습니다.
또한 앞서 말했듯 범죄오락 장르의 미덕을 살리되, 회피하거나 겉돌지는 말자라는 나름의 기준을 정해두었습니다. 매 에피소드마다 어느 정도까지 찌르고 들어가는 것이 최선일까를 고민했던 거 같습니다.
‘법대로 해’ 라는 말이 가해자들의 무기로 쓰이고, 피해자들에게 협박 수단으로 쓰이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모범택시의 운행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죽지 말고 전화하세요. 우리는 당신의 억울함을 듣고 싶습니다.’
[손진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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