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사랑이라 말해요’ 이성경 “날카로운 두부같던 우주, 사랑 감사해”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2023. 4.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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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경이 ‘사랑이라 말해요’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배우 이성경(33)이 짠내나는 ‘맴찢 유발’ 캐릭터를 열연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지난 12일 종영한 디즈니+ 16부작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이라 말해요’(극본 김가은, 연출 이광영)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 심우주(이성경 분)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 한동진(김영광 분),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남녀의 감성 로맨스를 그렸다.

이성경은 극 중 다사다난한 가정사 때문에 가족들을 지키려 인생을 바친 심우주 역을 맡았다. 이성경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나 “안 끝나면 좋겠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뒤 “아쉽고 여운이 오래가는 작품이라 (공개를) 기다리는 순간은 힘들었지만 끝나는 것은 아쉽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OTT(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 작품은 빈지와칭(Binge Watching, 몰아보기) 방식으로 보는 경우가 많아 대개 작품들은 호흡이 빠르다. 이와 달리 ‘사랑이라 말해요’는 상당히 서정적이고 느린 호흡으로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이성경은 “최근 OTT 작품들이 다이내믹하고, 진행도 빠른데다가 시청자분들이 요약본을 많이 보는데 우리 작품은 잔잔한 무드라 어떨가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저희만의 호흡을 따라가야해 지루하지 않고 어떻게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염려했는데 시청자분들이 많이 몰입해주고 호흡을 즐겨주셔서 안도하고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이성경이 그동안 맡았던 역할은 도회적이고 통통튀는 매력을 가진 사랑스러운 역할이 대다수였다. 심우주 처럼 어둡고 짠한 인물은 처음 도전한 것. 선택 이유가 궁금했다.

이성경은 “캐릭터가 달라서 선택했다기 보다는 대본을 재미있게 잘 읽었다”면서 “사람이 사는 이야기는 임팩트 있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비슷비슷한 이야기도 많지 않나. 그 이야기를 어떻게 푸느냐가 중요한데 우주는 굉장히 날이 서있고 센 것처럼 보이지만 여린 캐릭터더라. 현실적이며 섬세한 감정선을 담아주는 감독님과 함께하면 세련된 작품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심우주의 날 선 모습은 1회부터 나왔다. 아빠의 부고를 받은 뒤 호피 무늬 원피스를 입고 장례식장을 찾아가 내연녀 마희자(남기애 분)에게 “첩소리 듣기 싫으냐. 그런데 첩 맞지 않나. 그냥 첩도 아닌, 여고 동창 남편 뺏은 대단하신 첩. 13년 전 우리 집에서 패물하고 통장 가지고 날랐을 때 이 정도 수모 각오 안했냐”고 쏟아붓는다.

이성경은 이 장면에 대해 “날이 선 복수를 하는 대사라 다크하고 센 캐릭터인 것 같다. 하지만 대본을 여러번 볼수록 복수 유전자가 없는 허술한 캐릭터더라.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날카롭게 모나게 생긴 두부같은 친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날카롭고 뾰족하게 생긴 두부’란 무슨 뜻일까. 이성경은 “겉모습만 딱딱해보이지 속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주를 극 중 ‘또XX’, ‘XXX’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나와요. 그런데 우주가 아빠 차에 뛰어들었던 건 아빠를 잡기 위해 내던질 것이 몸 밖에 없어서 그렇게 뛰어들었던 것이고, 아빠 부고를 받고서는 이대로 상처를 흘려보내기엔 미칠 것 같아서 깽판 치려고 찾아간 겁니다. 그렇다고 사이다같은 말을 하지도 못하고 상처 받고 와요. 복수한다고 동진이 회사에 취직한 것도 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예요. 우주는 광기를 가지고 행동하는 게 아니라, 절박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겁니다.”

이성경은 ‘심우주’에게 “네가 먼저라고 말해주고 싶다”며 애정을 보였다.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성경으로서는 처음 도전하는 캐릭터인 만큼 신경을 썼던 부분도 많았을 법 하다. 이성경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기 위해 우주에 대해 깊이 생각했단다.

이성경은 “캐릭터가 밝지 않다. 하지만 실제론 슬픈 상황에 놓여있다고 해서 모든 시간을 우울하게 있지는 않지 않나. (힘든 상황이지만) 농담도 하고 웃기도 하고, 살아가는 사람 처럼 보이길 원했다”며 “우주의 세상이 익숙해지니 좋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심우주와 한동진은 피는 한 방울도 섞이지 않았지만, 형제다. 심우주의 아빠와 한동진의 엄마가 재혼 하면서 가족으로 엮이게 된 것. 복잡한 관계인 만큼 생각해볼 거리가 많다. 이에 대해 이성경은 “어른들의 이야기”라며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고, 아빠가 떠난 뒤엔 아빠를 보지 않고 엄마만 보고 살았다. 이복 남매라는 생각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두 사람은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나”라는 질문엔 “결말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이게 현실이지’라고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사랑이라 말해요’라는 제목 답게 ‘사랑’이 극을 움직이는 가장 큰 요소였다. 이성경은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무채색을 컬러풀하게 만들어주고 생명력 불어넣어 준다. 푸석푸석하고 무채색, 생기없던 삶 살던 두 사람에게 사랑이 들어와 사람 사는 것처럼 살지 않았나. 마음은 아플지라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랑이라 말해요’가 제목인데 아직 사랑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안나왔다.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모든 순간 몸짓으로 말하는 것 같다”며 “사랑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성경은 실제로도 사랑에 무게를 둔다고 했다. “원래도 크게 의미를 두는데 작품을 하면서 사랑에 대해 조금 더 정의 내리고, 다시 중요성을 새긴 것 같다”는 설명이다.

이성경과 김영광은 이 작품을 통해 열애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성경은 “감독님이 처음 시작한 것”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작품의 첫 반응은 편집실의 반응이에요. 1, 2부 편집을 하는데 감독님이 ‘편집실에서 설렌대’라고 하더라고요. 1, 2부에서는 둘이 싸우기만 하는데 뭔 케미냐고 했는데도 감독님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편집실에서 사귀냐고 난리났다’고 했던 게 그렇게 된 겁니다. 힘내라고 해주신 말씀이에요. 현장에선 그런 이야기가 전혀 없었고, 서로 ‘우주, 동진이만 보고싶지 본체는 그만 보고 싶다. 설렘이 깨질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어떨까. 이성경은 “작품을 하면서 자유롭다는 것을 느꼈다. 느껴지는 감정대로 가만히 있을 수 있었다. 우주를 연기하는 게 편안한 순간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화려한 이미지로 활동을 하다보니 감독님이 제게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촬영할 때 ‘화장도 안하고 가겠다’고 했는데 진짜로 옷도 후줄근하게 입고 가니 감독님이 ‘진짜로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올 줄 몰랐다. 그래도 꾸미고 올 줄 알았다. 우주의 모습으로 있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며 여배우로서 예쁘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우주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이성경은 또 “꾸미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기할 때는 그 캐릭터로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 손해고 작품 손해이지 않나. 몰입도 안된다. 배우는 그 캐릭터를 잘 소화할 때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다. 이성경이라는 이름보단 캐릭터 이름으로 불리고 싶다. 그건 모든 배우의 꿈일 것”이라고 연기에 대한 소신을 덧붙이기도 했다.

함께 연기했던 김영광과 호흡은 어땠을까. 이성경은 “자극이 많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끝까지, 작은 것까지 고민하더라고요.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장면도 허투루 넘기지 않아서 자극도 되고 많이 배웠습니다. 저는 힘들 때 처지면 더 힘들어져서 밝아지는 타입인데 그럴 때면 알아서 잘 챙겨주고, 다른 배우들 이야기도 잘 들어주고 대화도 잘 하더라고요. 본인도 버거울텐데 섬세하고 좋은 파트너였습니다.”

최근 OTT 작품들 중 큰 사랑을 받은 작품들은 시즌제로 방영이 되기도 한다. ‘사랑이라 말해요’는 어떻게 될까. 이성경은 “생각도 못해봤다”면서 “나오게 된다면 동진이와 우주의 행복한 모습이 나오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여전히 뜨거운 마음으로 심우주를 생각하고 있다는 이성경은 심우주를 보내주며 “네가 행복하고 제일 건강해야 그걸로 사랑하는 사람도 지키고 행복도 나눠줄 수 있지 않겠나. 너를 위한 시간을 조금 더 보냈으면 좋겠다. 네가 1번이라고 해주고 싶다”라며 깊은 애정을 담은 말을 건넸다.

이성경은 빠르게 안방극장에 복귀한다. 오는 2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되는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를 통해서다. 이성경은 “드라마 촬영을 해야 해서 시즌2를 최근 정주행했다. 부족한 면이 계속 보이지만 가끔 찾아본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기대를 높였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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