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잇몸으로 버텼는데… 수요 급증에 체할라

박찬규 기자 2023. 4. 2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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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옥석가리기 시작된 LCC]① 2019년 대비 보유 항공기·직원 수 감소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확산하기 이전, 항공시장은 들끓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쟁이 치열했는데 "우동 먹으러 일본 다녀온다"는 농담을 할 만큼 국제선 운항 편수도 많았고 가격도 저렴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터널을 지나며 간신히 살아남은 LCC들의 체력이 예전만 못한 탓에 다시 열린 하늘길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시장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여행객들이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뉴스1
[소박스]▶기사 게재 순서
①잇몸으로 버텼는데… 수요 급증에 체할라
②돈 되는 노선 잡아라… LCC, 슬롯 전쟁
③구원 등판 사모펀드, 결국 돈 노리는 저격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보복 소비'가 시작되면서 오랜 시간 어려움을 겪어온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의 숨통이 트였다. 최근 일부 국제선 탑승률이 90%에 육박하는 등 항공 여행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그동안 항공사 규모를 줄이는 등 최소한의 여력으로 운영해온 탓에 갑작스런 시장 확장은 LCC의 피로감을 유발하고, 안전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항공업계는 LCC의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고 본다. 시장 논리에 따라 자연스레 퇴출되는 항공사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는 주요 중대형 여객기를 화물기로 전환하며 위기에 대응한 반면 소형기종을 주로 운영한 LCC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지속해왔다.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코앞인데 '인력난' 발목


LCC들은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면서 체질개선에 나섰다. /사진=뉴스1
최근 항공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당 부분 회복한 상황이다. 항공업계와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2019년 3월 국내항공사를 이용한 여객은 국내선 509만2839명, 국제선 520만7578명 등 총 1030만417명이었다. 2020년 같은 달엔 총 260만8093명으로 큰 폭 감소했고 국내선이 회복세를 띈 지난해 3월은 총 515만4240명을 기록했다.

올해 3월은 해외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국내선 519만2198명과 국제선 334만3780명을 합해 총 853만5978명이 국내 항공사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의 85%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 중 FSC를 제외한 LCC의 국제선 여객 수송실적은 2019년 3월 241만7008명으로 수송 분담률은 46%였는데, 올 3월엔 175만8373명으로 분담률이 52%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3월엔 2만454대로 8.3%대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회복세다.

하지만 항공 여행객은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항공사들은 덩치를 더 키우는 데 한계를 느끼는 상황이다. 그동안 코로나19 상황 탓에 리스기간이 끝난 항공기들을 반납했는데 '엔데믹'으로 접어든 현재는 전 세계 항공사들이 일제히 신규 기재 도입에 나서면서 항공기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LCC 6사(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보유 규모는 몇 년전 보다 축소됐다. 2019년 이들의 항공기 보유대수는 총 155대였는데 지난해 말 기준 124대로 31대 줄었다. 감소 대수 중 20대는 이스타항공 보유분이었다.

국내 항공업 종사자도 2019년 2만8037명이었는데 2021년엔 2420명이 감소한 2만5617명이었다. 이 중 LCC는 8370명에서 7177명으로 1193명 줄었다.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스타항공 직원은 1150명에서 334명으로 816명 감소했다.

LCC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단거리 여객 운송만으로는 위기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이에 중대형기종을 도입하며 영역을 넓혔고 신규 노선 개척과 맞물려 소비자 관심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새 날개' 더해 위기 넘는다


저비용항공사들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사진=뉴스1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LCC 6사는 총 14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추가 항공기를 새로운 노선에 투입하기 위해서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이스타항공이다. 상반기 2대, 하반기 5대 등 총 7대를 새로 들여온다. 제주항공은 4대, 진에어 2대, 티웨이도 1대 항공기가 추가되는데 도입 기종은 대부분 최신 모델인 보잉 B737-8이다.

신규 항공기 도입에 맞춰 인력 채용을 시작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이달 들어 신입과 경력직 공개 채용에 나섰고 퇴사자를 대상으로 취업 설명회까지 연 이스타항공은 채용 접수를 이미 마쳤다.

LCC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하늘길이 열리면서 항공사들의 생존경쟁이 본격화됐다"며 "무려 9곳이나 있는 국내 LCC업계도 자연스럽게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보잉 등 항공기 제조사가 부품 공급망 문제를 겪어 신규 기체 제작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항공기 리스사들의 콧대도 높아져서 항공사들은 항공기 확보에 사활을 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달리 리스사에 항공기 임차료를 지불할 수 있는 여력이 충분함을 증명하지 못하면 협상 순위가 한참 뒤로 밀린다"고 덧붙였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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